중장년층에 접어드는 남성이라면 조심해야 하는 비뇨기 질환 중 하나가 전립선비대증이다. 특히 겨울철 추운 날씨와 감기약 복용 등으로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은 남성 생식 기관 중 하나로 방광의 바로 밑에 위치하며 정액을 생산하는 기능을 한다. 요도는 방광에서 저장한 소변을 배출시키는 ‘소변이 지나가는 길’로 전립선의 중앙을 통과하는 구조다.
이런 전립선이 커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전립선을 통과하는 요도가 압박돼 배뇨장애가 생기거나 방광 및 골반에 통증이 생겨 삶의 질을 저하한다. 소변 줄기가 예전보다 가늘어졌거나, 소변을 보는 도중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정상적인 배변 활동이 이뤄지지 못해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이 커지는 질환이다. 사춘기 시기 전립선이 집중적으로 커진 뒤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지만 40대부터 노화로 점차 커지며 주로 60세 이상 남성에 발병률이 급증한다.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점도 환자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2020년 130만4329명에서 2023년 153만2151명으로 증가했다.
겨울철은 낮은 기온에 따른 자율신경계 변화로 신체가 수축하면서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외부 추위에 반응해 신체는 내부의 열을 보존하기 위해 피부 등 일부분을 수축하게 한다. 이때 신경 자극으로 전립선과 요도도 수축하면서 기존 전립선비대증으로 요도가 좁아진 경우 더 좁아질 수 있다.
감기약도 전립선비대증 증상 악화의 원인이 된다.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는 소변이 나오는 방광 입구와 전립선을 둘러싼 요도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좁게 만든다. 이로 인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좁아진 요도 부위가 더욱 압박될 수 있다. 방광의 배뇨 기능이 악화되면서 소변이 나가는 길이 막혀 방광이 부풀거나 신장으로 소변이 역류하는 급성 요폐를 불러올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나 독감을 조심하고, 감기약을 복용할 때 전문의에게 병력을 알려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은 직장수지검사와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로 이뤄진다. 약물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과거 반복적인 요로폐색, 심각한 방광 기능 손상 등이 있었다면 빠른 수술을 권장한다.
오진규 가천대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한 전립선 절제술이 표준적인 방법”이라며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 전립선절제술도 많이 시행된다. 전립선비대증이 심한 경우 로봇을 활용해 전립선종을 제거하는 수술도 있다”라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오 교수는 “평소 적절한 수분섭취,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