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국정공백…한국 경제 '삼면초가'[포스트 탄핵, 韓 금융을 지켜라]

입력 2024-12-15 18:03 수정 2024-12-1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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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불확실성ㆍ中경제 둔화 등 악재
과거 탄핵사례 대비 환율 변동 심화
내년 성장률ㆍ국가 신용등급 ‘빨간불’

헌정 사상 세 번째 맞는 ‘권력 공백’ 위기가 닥쳤다. 헌법재판소가 최종 판단을 내릴 때까지 길게는 6개월간 한국 경제·금융시장이 ‘I(Impeachment·탄핵)리스크’에 따른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밖에 없어졌다. 이른 시일 내 금융시장이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국가 신용등급이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 완화 정책과 금융사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15일 정치 및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전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됐다.

이로써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현직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맞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으나 헌재에서 기각됐고, 박 전 대통령은 헌재에서도 인용되면서 결국 직에서 물러났다.

문제는 과거 사례와 달리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더 크다는 데 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야간 거래에서 1442원까지 치솟은 이후 최근 11거래일 연속 1400원대를 기록 중이다. 14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1.10원(0.08%) 상승한 1433.0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내년 5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두 전 대통령의 탄핵 시점 환율은 현재 추이와는 사뭇 다르다. 노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지지호소 발언을 했던 전날인 2004년 2월 17일에는 1158.5원이었으나 당일에는 1158.2원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탄핵 소추안 가결일에는 1168.6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시위 시작 전 영업일에는 1124.0원이었으나 당일 1134.5원으로 올랐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12월 9일에는 1159.1원이었다.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심리의 선행지표로 분류되는 뉴스심리지수도 2년 새 최저로 떨어졌다. 12월 뉴스심리지수는 81.09로, 레고랜드 사태와 고금리·고물가 사태가 겹쳤던 2022년 10월(79.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90.23)보다도 낮다.

특히 국가신용도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시각이 예전 정권 때와는 다르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글로벌 IB 골드만삭스는 과거 탄핵 정국과 달리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혼란한 한국 경제는 내년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앞선 두 차례의 탄핵 사태에서 한국 경제는 중국 경기 호황과 반도체 사이클 등 외부 순풍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성장했다”면서 “그러나 내년 한국은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으로 외부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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