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내년부터 반도체·자동차 업황도 꺾인다…10개 산업 중 조선만 우호적”

입력 2024-12-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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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그동안 국내 수출의 큰 축을 책임졌던 반도체 메모리,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도 꺾일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 내 고부가와 범용, 자동차 내에서 완성차와 부품사의 실적 양극화가 가속하면서다.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수요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라 지속하는 반면, 범용 메모리 수급은 중국산 메모리업체의 공급량 증가로 평균판가 하락 압력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기업평가는 'KR 웹세미나'를 열고 국내 10개 주요 산업 업종의 내년도 산업 전망과 신용등급 전망 분석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10개 산업 중 내년도 산업환경과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곳은 조선 단 하나였다. 건설,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이차전지 산업의 내년도 산업전망은 '비우호적'이며, 항공, 소매유통, 메모리반도체, 정유는 '중립'으로 평가됐다.

부동산 업황은 금리인하와 공급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높은 분양가에 대한 서울과 지방 등 지역별 차별화는 지속한다. 고환율,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등 경기부진에 따른 민간 투자여력이 축소하면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재무부담이 커진 신용등급 'BBB'의 동원건설산업과 한신공영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 신세계건설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의 추가적인 개선 여력도 제한적이다. 한기평은 "빅테크 업계의 AI서버에 대한 설비투자(Capex) 증가 추세가 지속하며 고부가 메모리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전통 범용 메모리 응용처의 수요 회복세는 더디게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범용 메모리 수급은 크게 악화한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산업도 비우호적 사업환경과 실적 저하에 따라 '중립적' 등급전망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또는 폐지와 함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메타플랜트(HMGMA) 준공에도 현대차그룹 미국 판매량의 약 40%가 관세위험에 처해있다.

미국 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주로 내연기관(ICE) 차종에서 이뤄질 것으로 봤다. 한기평은 "HEV는 아시아계 완성차 업체가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했지만, 수익성은 저하될 전망"이라며 "완성차 입장에서 관세가 오르더라도 고객에게 전이하게 어려운 상황으로 상당 부분을 자체 부담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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