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 확산 후 상승폭 확대…이번주 내내 1430원대에서 종가 기록
이창용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언급하기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일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13일까지 1413.6~1435.2원 사이에서 종가(익일 새벽 2시 기준, 이하 동일)를 형성했다. 이번 주 5거래일(9~13일)간 종가는 모두 1430원대였다. 지난달 말에 139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했던 흐름이 정국 불안 등의 영향으로 1430원대까지 오른 것이다.
국내 정치적 리스크가 확산된 가운데 글로벌 달러 강세가 더해지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6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에 107선으로 상승했다. 이달 3일에 106선 초반에서 등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0.6% 가량 상승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주에 달러화 강세 속에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탄핵안 가결에 대한 기대감 또는 경계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 총재는 5일 한은 본관에서 가진 백브리핑에서 “(사태 이후) 가장 큰 관심은 이번 일로 인해서 시장에 패닉 상태가 일어나서 변동성이 없게 하는 게 단기적으로 중요한 일이었다”며 “(환율은) 새로운 쇼크가 없는 한 지금부터 계엄 사태가 없었을 때 상황까지는 천천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의원들이 한은에서 개최한 현장점검 회의에서도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 이후, 그 영향으로 급격히 상승한 상황에서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역외에서는 탄핵 가결 시 원화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며 원화 약세 일부를 되돌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탄핵 가결로) 환율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환율이 안정되면 내년 1월에도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정부의 확대 재정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는데, 이는 기준금리 인하 가운데 추경이 나오면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살펴봐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