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벚꽃 대선'?, '장마 대선'? [탄핵 가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열리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표결에 부쳐진다. 조현호 기자 hyunho@

국회가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면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사건 접수 이후 최장 180일 이내에 인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탄핵안이 인용된다면 대선은 2027년 3월이 아닌 내년으로 앞당겨진다. 이르면 벚꽃대선도 가능하다.

조기 대선 시기는 헌재의 결정에 달려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심리에 속도가 붙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심리(63일) 때처럼 단 2개월에 걸쳐 이뤄질 경우 4월 '벚꽃 대선'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면 심리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18일 직전 탄핵 여부가 결정된다면 대선은 5∼6월 '장미 대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심리 시한 6개월을 모두 채운다면 대선은 8월까지 미뤄지게 된다. 특히 이 경우 정국 방향이 여권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최종심(대법원)이 내년 상반기 안에 나올 가능성이 커서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1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이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내려오는 하야보다 탄핵으로 정면대응 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정치권은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심리 기간이 91일이 걸렸던 박근혜 대통령보다는 빠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16년 당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의 경우 제3자 뇌물죄,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 측근 인사의 국정 및 인사 개입,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 광범위한 내용을 적시했던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의 탄핵안엔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 위법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19대 대선은 5월9일 치러졌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튿날인 10일 곧바로 취임했다. 인수위는 꾸려지지 않았다. 2016년 12월 9일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에 권력이 이양되기까지 단 6개월이 걸렸다.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을 심판해야 할 헌재 재판관은 현재 6명이다. 총 9명 중 3명이 공석이다.

불완전한 6인 체제로도 탄핵을 심판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9인 체제에선 7명 출석에 6명 이상만 인용하면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는 반면 6인 체제에서는 재판관 6명 전원이 찬성해야 탄핵이 결정된다. 현재 6명의 재판관 중 정형식 재판관은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탄핵 사태 이후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의 제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