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담당 특임대사에 그레넬 지명...한국 대통령보다 김정은 먼저 만나나

입력 2024-12-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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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외교책사’로 꼽혀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
‘적성국과도 양자 협상’ 트럼프 외교관 지지
트럼프, 타임 인터뷰서 “김정은과 잘 지낸다”
비상체제 한국 ‘패싱’, 북한과 직접 대화 가능성↑

▲2020년 9월 21일(현지시간) 리처드 그레넬 당시 세르비아·코소보 평화협상 미국 대통령 특사가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슈티나(코소보)/AP뉴시스
▲2020년 9월 21일(현지시간) 리처드 그레넬 당시 세르비아·코소보 평화협상 미국 대통령 특사가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슈티나(코소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을 담당하는 대통령 특별임무대사에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의 외교책사’로 꼽히는 그레넬 전 대사가 대북 업무를 맡게 되면서 한국이 비상체제로 돌입한 틈에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대통령보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릭(리처드)은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에서 일할 것”이라며 특임대사 지명 소식을 밝혔다. 이어 “그레넬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년간 일하면서 북한과도 일한 경험이 있다”면서 “(그가) 힘에 의한 평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도 지낸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이다. 올해 대통령선거 이후 트럼프 2기 정부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도 거론된 비중 있는 인물이다. 이에 그레넬 전 대사를 대북 특임대사로 지명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북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를 추진한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달 말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북미 조기 정상회담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로이터는 지난달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2024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김정은을 잘 알고 그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내가 아마도 그가 제대로 상대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1기 행정부에서 3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주도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역할이 그레넬 전 대사에게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도 북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3일 비상계엄 사태 후 이날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됐다.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과 한국 정부 간 정상적인 대화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다. 애초 북한 이슈에서 한국과 다자간 협상을 추진하기보다 양자 소통을 강조해온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패싱’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특히 그레넬 전 대사는 적성국과도 직접 협상한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관을 강력히 지지할 뿐 아니라 대선 기간 “북한과의 대화가 트럼프 당선인이 할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한다면 그레넬 자신이 북미 회담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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