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가 연말 소비 대목에 찬물을 끼얹은 가운데 유통·외식업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일단 한숨을 돌린 모양새다. 업계는 그동안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며, 미뤄뒀던 연말 마케팅에도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와 연말 모임이 많은 12월은 한 해 매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선물 수요가 늘고 홈파티 수요도 커, 각 유통업체들은 설이나 추석 못지 않게 파격적인 할인 행사와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연말 모임이 잇달아 취소되고 외출을 삼가하는 분위기가 확산해 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과거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에도 주요 백화점이 매출 직격탄을 입은 바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말부터 12월 초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한 롯데백화점은 전년 행사 대비 매출이 0.7% 줄었고, 현대백화점도 1.2% 줄어든 바 있다.
그러다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분위기가 점차 달라지는 모양새다. 국회와 소상공인단체도 잇달아 경제 회복을 위해 취소한 모임 등을 재개할 것을 당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탄핵안 표결 직후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한다. 자영업과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도 15일 입장문 내고 “일련의 사태로 인한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송년특수는커녕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의 처지가 극한으로 내몰렸다”며 “국면이 전환된 만큼 국민 여러분께서도 안심하고 거리를 밝게 비추는 소상공인 매장을 찾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소공연이 10일부터 사흘간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4%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연말 특수를 놓칠까 우려했던 유통업계는 탄핵안 가결 후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전을 통해 손님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3일 본점 지하 1층에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뷰티관’을 리뉴얼 오픈, 토탈 퍼퓸 앤 프래그런스 브랜드 '로에베퍼퓸'을 강북상권 최초로 선보인다. ‘스쿠’ 등도 새로 오픈했다. 25일까지 이곳에선 구매금액의 최대 7% 상당을 롯데상품권으로 증정하며 할인행사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앞세운 연말 캠페인 ‘헬로 뉴 산타’를 펼치며 내국인 뿐만 아니라 해외 수요를 노리고 있다. 캠페인을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12월 12일까지 신세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누적 조회수는 3200만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이 캠페인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신세계는 20일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이 연출, 카리나 주연의 브랜디드 필름 풀버전을 신세계스퀘에서 최초 공개한다.
SSG닷컴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연령대별 인기 제품을 특가에 제안하는 ‘쇼핑 익스프레스’ 행사를 연다. 16일부터 20일까지 가전, 리빙, 패션, 뷰티, 여행, 완구 상품을 최대 90% 할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