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프롭테크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10년 초과 주택을 보유한 후 매도에 나선 비중이 30.5%로 2021년 9월(30.7%) 이후 가장 컸다. 총 8567명(12월 11일 기준)이 서울 집합건물을 매도한 가운데 이 중 10년 초과 보유 매도자는 2613명이다.
서울 장기 보유 매도자 비중은 올해 월간 27%~28% 비중을 차지하며 큰 등락 없는 모습을 보여왔다.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가계대출 강화로 인한 대출규제 등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매수인의 관망세가 짙어졌다.
올해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은 4분기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10년 넘게 주택을 보유한 장기 보유자들 입장에선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 조금이라도 빨리 팔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유 기간별로는 10년 초과 15년 이하 보유 매도자가 1005명(38%)으로 가장 많았다. 2010~2014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었던 와중에 주택을 매수한 이들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격(3883만 원)은 10년 전 같은 기간(1457만 원보다 2배 이상 높다. 그다음으로는 20년 초과 보유한 매도자가 827명(32%), 15년 초과 20년 이하 보유한 매도자가 781명(30%)으로 각각 조사됐다.
자치구별 10년 초과 장기 보유 매도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송파구(8.1%, 212명) △강남구(7.8%, 203명) △서초구(6.9%, 180명) △노원구(6.8%, 178명) △마포구(6.0%, 158명)다. 올해 갈아타기 등으로 거래량이 많은 지역에서 장기 보유자 매도 비중이 높았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주춤한 매수세 속에서도 수요가 꾸준한 선호지역인 만큼 장기 보유 매도자들의 차익 시현 매물이 출시돼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규제 기조가 여전히 강해 사그라든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수출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기 전망이 좋지 못한 가운데 최근에는 정국 혼란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장단기 보유 관계없이 당분간 거래시장의 위축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