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 불균형 여전…디플레 시사”
부동산시장 침체도 여전
중국 경제가 당국의 잇따른 부양책 노력에도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소매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월 증가율 4.8%에서 크게 둔화했을 뿐만 아니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예상치 4.6%, 5.0%를 크게 밑돌았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를 합산한 지표로 내수 경기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소비재 대부분에서 매출이 부진했다.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6% 급감하면서 낙폭이 가장 컸다. 음료, 담배, 주류, 의류 부문도 모두 매출이 줄었다.
지난달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가전제품과 자동차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던 만큼 이번 지표 결과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중 최대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광군제(11월 11일)가 올해 예년보다 이른 10월에 시작돼 매출이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싱자오펑 중국 담당 수석 전략가는 “전체적으로 볼 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여전해 디플레이션 전망을 계속해서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5.4% 늘어나면서 전월의 5.3%와 같을 것이라던 예상치를 살짝 웃돌았다. 농촌을 제외한 건설과 설비투자 동향을 나타내는 1~11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증가한 46조5839억 위안(약 9183조 원)으로 집계됐다. 1~10월 증가율(3.4%)과 시장 전망치(3.4%)를 소폭 밑돌았다.
올 들어 11월까지 부동산 투자는 10.4% 줄어들어 1~10월의 10.3% 감소에서 약간 더 악화했다. 주택 판매의 초기 회복과 가격 하락세 완화에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경기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셸 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내수 회복이 여전히 더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산업생산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을 앞두고 일부 주문이 앞당겨졌기 때문으로 보이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성명에서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히 발전했다”면서도 “외부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내수가 부족하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중국 지도부는 공산당 정치국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모든 측면에서 소비를 강력하게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