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아닌 미들엔드…“소량만 양산될 것”
애플과 삼성전자가 내년에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보다 더 얇아진 슬림폰 형태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이 제품들은 사양을 다소 낮춘 준프리미엄 라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소량만 생산돼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겨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6일 외신과 해외 정보통신(IT) 팁스터(정보유출자)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7 에어(Air)’,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슬림(Slim)’이라는 이름으로 두께가 얇아진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추정되는 두께는 각각 6.25mm, 7.25mm다.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6(7.8mm)과 갤럭시 S24(7.6mm)보다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월 중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5를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 S25 슬림 모델은 그보다 늦은 2분기 중에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플의 아이폰17 에어는 3분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슬림폰은 두 회사가 출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상징성이 있다. 그럼에도 내년에 양산될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소량으로 출시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팁스터 ‘란즈크’도 “슬림 모델을 만들어 시장 반응을 살피고, 호응이 좋으면 2026년에는 갤럭시S26 시리즈 라인업 변경까지 고려할 것”이라며 “소량으로 출시해 시장 반응을 보고 내후년에는 라인업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만 디지타임즈도 13일(현지시간) “아이폰 에어는 하이엔드(고가)가 아닌 미들엔드급(중가)의 아이폰 플러스 모델을 대체하도록 포지셔닝될 것”이라며 “아이폰17 에어의 초박형 설계와 공급망 조정, 엔지니어링 테스트, 품질 검사, 양산 과정 등 전체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실장은 “얇고 비교적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은 신흥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며 “소량만 양산해 현지 반응을 살피려는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아이폰17 에어는 아이폰17플러스를 대체하고, 아이폰17과 아이폰17프로 사이에서 새로운 라인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크게 구분하자면 아이폰17은 기본 모델, 아이폰 에어는 얇은 디자인, 아이폰17프로는 더 높은 성능으로 나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슬림폰이 모든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급이 아니라 몇 가지 기능을 제외하고 두께와 디자인에 집중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플립과 폴드 등 다양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선보인 반면, 애플은 큰 폼팩터의 변화를 보여주지 않았다. 때문에 애플의 아이폰 에어가 새로운 라인업으로서의 기대감을 모으는 상황이다.
아이폰 에어가 다음 폼팩터로 넘어가기 위한 전 단계이기도 하다. 디지타임즈는 “아이폰 에어의 초박형 디자인은 애플이 폴더블 폰에 진입하는데 있어서 기술과 생산의 이정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얇은 폰에 대한 수요는 과거 플립폰 시절부터 있었고, 얇은 스마트폰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제 바 형태의 스마트폰은 계속 더 얇아지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