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은 은행장들은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독서로 머리를 식히며 경영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올 여름 은행장들이 권해주는 책은 경영서보다는 심신의 안정과 휴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국내 4대 은행장들이 추천하는 올 여름 양서를 알아봤다.
▲이종휘 행장 "가치있는 삶에 대한 애정 갖자"
이종휘 우리은행장은‘소통경영을 통해 경영철학을 구현해 나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라는 평을 받는다.
이 행장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제일이라는 현장중심 경영철학도 갖고 있다. ‘소통과 카리스마’를 함께 지닌 이 행장은 올 여름 휴가 직장인들에게 권하는 책으로 ‘가치있는 삶’(애나 린지지음, 열린박물관 펴냄)을 꼽았다.
이 책은 어느 철학자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 경험을 토대로 아들, 딸에게 들려주듯 잔잔하고 편안하게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삶의 지침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평소 이 행장은 직원들은 물론 직원들의 가족까지 직접 챙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등 직원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자식들에게 세세한 삶의 교훈을 알려주듯 책 또한 그와 닮았다는 평이다. 이 행장은 평소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은행장으로서 첫 내부 승진이라는 '롤모델'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행장은 올해 초 고객행복 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월 우리은행은 ‘고객행복 경영 선포식’을 갖고 모든 의사결정과 영업활동에 있어 고객의 이익과 신뢰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진정한 고객행복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백순 행장 "어려워도 희망과 용기 잃지 말자"
지난 3월 취임한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신한은행이 강건한 은행이 되려면 지위, 부서를 막론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참여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듯이 행내 의사소통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이 행장이 직장인들에게 추천하는 도서는 최근 작고한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의 유작인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지음, 샘터 펴냄)이다.
이 행장의 경영 철학은 ‘사람을 중심에 두고 경영자도 따뜻한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게 지론이다.
신한은행의 관계자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늘 희망과 용기를 주셨기에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깨달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 생각해 행장님의 추천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지난 1971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뒤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해 비서실장, 테헤란로기업금융지점장, 도쿄지점장, 중소기업영업추진본부장 등을 거쳤다. 2004년 신한지주 상무에 선임된 데 이어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지주 부사장을 지냈다.
행원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이 행장의 가슴에는 삶에 대한 경외와 따스함이 녹아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태 행장 "고객에 행복과 즐거움 줘야"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오늘날 은행산업은 고객에게 예술 차원의 감동과 행복을 줘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감성경영 전략가이다.
김 행장은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고경영자(CEO)의 임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영환경을 최전선에서 지휘하는 야전 스타일의 김 행장은 직장인들에게 권하는 도서로 ‘정선 목민심서’(다산연구회 지음, 창작과 비평사 펴냄)를 꼽았다.
김 행장은 “리더로서의 기본자질인 덕행, 신망, 위신, 청렴, 절검 등의 소양을 함양하고, 은행의 거래하시는 여러 고객분과 직원, 동료에 대한 섬김의 경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해 선정하게 됐다”며 도서 선정 배경을 밝혔다.
김행장은 하반기 하나은행의 영업력 강화에 최일선에 서겠다는 하반기 영업방침을 내리면서 올 여름 큰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1991년 하나은행 창립맴버로 입행한 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 하나금융그룹에서 각종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하나맨'으로 꼽힌다.
▲윤용로 행장 "숨겨진 기회를 잡아라"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맡은 국책은행의 역할에 충실히 진행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내의 소통은 물론 현장과의 소통도 중요시하는 윤행장은 도서 선정에 있어서도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읽을 수 있는데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영사 펴냄)와 코드그린(토머스 프리더먼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을 올 여름 직장인들의 필독서로 추천했다.
‘아웃라이어’는 성공한 사람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이점과 특별한 기회요소, 그리고 문화적 유산과 역사적 공동체의 혜택을 적극 활용했다고 밝힌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코드그린’은 클린 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자연 보호를 위한 전략들 제시한 녹색성장을 위한 경영서적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께서 은행 경영 환경을 둘러싸고 있는 복합적인 사회 구조에 관심이 많다“며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기울이시고 굉장히 다독하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윤행장은 외부 초청강연도 많이 소화하는데 경제 현안등 쉽지 않은 내용을 차분하고 알기 쉽게 설득력 있는 논리로 청중들에게 펼쳐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4일 용인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열린 타운미팅 행사에서는 녹색성장산업 중소기업 대표 5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녹색성장산업 중소기업 투자를 위해 녹색성장펀드에 460억원을 출연하고 그린카시장 활성화를 위한 하이브리드 금융 및 메자닌펀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