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관리자 격인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내년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 이 대표가 강성 팬덤을 넘어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밤 약 21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비명(비이재명)계 등으로부터 ‘팬카페 이장직에서 내려오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 당시 이 대표는 해당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12ㆍ3 비상계엄의 여파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이 대표는 중도 확장의 걸림돌로 지목돼왔던 이른바 ‘팬덤 정치’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대권 행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 대표가 강성 팬덤을 넘어 범국민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후 미안함에 고개 숙이고 있던 저를 다시 일으켜주신 여러분의 봄날 같은 사랑,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했다.
이어 “이장은 아니더라도 전 여전히 재명이네 마을 주민”이라며 “늘 그랬듯 좋은 소리도 쓴소리도 자유롭게 남겨 달라. 주민으로서 경청하고,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시 돌아오겠다. 기약할 수 없지만”이라며 “사랑합니다. 여러분”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에 지지자들은 “큰일 하셔야 하고, 이제 대통령 하셔야 할 분이니 그러셔야죠”, “대통령 되실 분이니 당연한 것”, “제 마음 속의 대통령, 힘내세요”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