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새 패러다임 연다…기존 치료제에 혁신 더해 효과↑

장기지속형주사제·디지털치료기기와 협업·마이크로니들 패치제형 등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공격적으로 혁신적인 비만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달 티온랩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과 ‘비만 치료 4주 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티온랩테라퓨틱스의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 ‘마이크로스피어’를 접목해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기존 비만치료제의 투여 주기인 주 1회를 월 1회로 연장할 계획이다.

기존 기술은 약물 투여 후 초기에 급격히 방출돼 소화불량이나 구토, 오심, 어지러움 등 이상 반응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가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은 초기 급격한 방출 없이 약물이 서서히 방출돼 약효를 지속하는 것이 특징으로, 초기 다량 방출로 인한 이상 반응 발생률도 낮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약물 전달 입자 안에 위고비의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20% 고밀도로 탑재해 경쟁 제품보다 적은 양으로 같은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제 최적화를 완료한 뒤 내년에 국내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최소 1㎖의 주사 투여량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해 환자 통증을 줄이고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운동중재 기반 디지털치료기기(DTx) 개발 기업 베이글랩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주력 제품으로 개발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를 DTx와 접목한 비만 치료 혁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자체 개발 신약으로 현재 임상 3상 단계다.

한미약품은 DTx를 활용해 체중 감량과 함께 생활습관개선에도 효과를 주고자 한다. 비만은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맞춤형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제공해 혁신적인 비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함께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 1 굵기로 기존 주사침과 달리 매우 작아 삽입 시 통증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피부 각질층을 통과해 유효성분을 전달한다. 간편하게 붙이기만 하면 되는 패치 형태로 기존 주사제가 가진 통증, 2차 감염 우려 등의 부담을 감소시켰다. 이달 초 DW-1022 임상 1상이 종료됐으며 임상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비만치료제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글로벌 비만치료제 현황과 개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2023년 190억3700만 달러(27조3000억 원)에서 연평균 14.4% 성장해 2028년 373억 6710만 달러(53조640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