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제도 개선 엑셀 밟는다”…‘한국형’ 공시가 균형성 지표·표준지 선정 방식 개편 착수

입력 2024-12-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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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공시가격 체계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공시가격 산정 방식 개선과 균형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 체계 합리화 방안’을 9월 발표한 뒤 균형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개편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한국형 균형성 지표 개발 용역과 표준지 선정 방식 개편안 모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한국형 부동산 공시가격 균형성 평가지표 정립 연구’와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선정방식 선진화 연구’ 용역 2건을 잇달아 발주했다.

이번 용역은 모두 9월 발표한 공시가격 합리화 방안을 고도화하기 위한 정책 용역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폐지하고 대안으로 내놓은 합리화 방안은 시장변동률 수준의 상승률만 공시가격 상승에 반영하고, 인위적인 공시가격 인상 대신 공시가격의 균형성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균형성 제고 방안에는 균형성 평가 기준을 도입해 심층검토지역을 선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과 지방, 도시와 농어촌, 아파트와 비(非)아파트 등 부동산 유형과 지역 간 공시가격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활용하는 균형성 평가 기준은 국제 지수로 평가받는 국제과세평가관협회(IAAO) 기준이 사용된다. 이번 용역에선 해당 지표를 국내 사정에 맞게 설정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형 공시가격 균형성 지표 개발 용역 목표로는 “해외에서 개발된 균형성 평가지표가 한국적 실정에 맞게 적용될 수 있도록 공시가격 균형성 평가 지표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IAAO 지표는 국제 통계를 기반으로 만든 숫자로 한국의 경우 외국과 달리 아파트 비중이 높고, 주택 구성이나 환경이 다른 부분이 많다”며 “처음 시작은 국제 기준을 인용해서 쓰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실정에 맞도록 도시계획체계 등에 맞게 차근차근 연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와 평가자 선정 방식 개선을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해당 용역과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산정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관점에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제도에선 표준지(토지)는 한국부동산원이 맡은 표준부동산(주택)과 달리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조사와 평가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조사자 선정 절차와 평가 기준 등에 관한 법령 근거를 명확히 하고, 조사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 필요성이 지적된 바 있다.

다만 한국형 공시가격 균형성 지표는 개발되더라도 부동산 공시법의 국회 통과가 필요한 만큼 도입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표준지 조사와 평가자 선정 방식 개선은 법 통과사항이 아니라 개선안이 마련되면 곧장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공시가격 산정과 적용에 관해 지역별, 주택 유형별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지속한 점을 고려하면 균형성 평가지표를 마련은 긍정적”이라며 “특히 주택 가격의 개별성이 커지고, 가격 편차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과세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달리 하락률은 공시지가에 반영이 더디다”며 “이번 개선안 마련 때 상승뿐 아니라 하락도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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