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6500개 위성 발사해야
우크라의 스타링크 활용에 자극받은 중국
인프라 확충에 더해 안보 차원에서 개발 박차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맞설 중국의 ‘궈왕(國網‧국가 인터넷망)’ 프로젝트 첫 위성이 발사됐다. ‘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궈왕 프로젝트가 첫 발을 떼면서 국내외 우주 기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전날 오후 6시쯤 중국 하이난성 원창 위성발사센터에서는 위성 무리가 발사됐다. 위성은 운반 로켓 창정-5B 및 상단 로켓 위안정-2에 탑재돼 쏘아 올려졌다. 상하이 우주비행기술연구소(SAST)는 해당 위성이 지정된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음을 확인했다. 다만 이날 발사된 위성의 개수와 궤도, 위성질량 및 위성 제조업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이 202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보고하면서 알려진 궈왕 프로젝트는 1만3000개의 위성군을 통해 글로벌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2021년 4월 설립된 중국 국무원 산하 국영기업 중국위성통신집단(CSNG)이 베이징 남쪽 경제개발특구 슝안신구에 본사를 두고 궈왕을 운용하고 있다.
SCMP는 지난해부터 궈왕 프로젝트와 관련한 위성 발사 소문이 돌았지만, 예상보다 진전이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ITU 규정에 따라 2032년까지 1만3000개 위성 중 절반을 발사해야 한다.
중국이 추진하는 또 다른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프로젝트 ‘첸판(千帆·1000개의 돛)’은 궈왕 프로젝트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위성 54개가 발사됐고, 내년 말까지 약 600개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하이 시정부가 주도하는 첸판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전 세계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 정부가 두 개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프로젝트를 승인한 것은 우주 인터넷망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SCMP는 풀이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 정보통신 기반시설 파괴에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재가동한 사례를 보면서 독자적인 우주 인터넷망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뿐만 아니라 중국 디지털 경제를 촉진하는 기반으로서의 가치도 있다. 중국 내 소외 지역에도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2020년에 발표됐던 중국의 ‘신 인프라’ 정책을 현실화하는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