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리 인하’ 금통위, 환율 의견 엇갈려…“과도한 우려 불필요” vs. “변동성 확대”

입력 2024-12-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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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25%p 인하…장용성·유상대 ‘동결’ 소수의견
환율 변동성에 이견…인하 의견 “외화자금조달 여건 양호…환율보다 국내 변수”
동결 소수의견 “금리 인하, 내수회복 예단 어려워…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있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28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1.28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하하기로 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에서 ‘환율 리스크’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금리 인하로 의견을 낸 금통위원들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진단한 반면, 동결 소수 의견을 낸 금통위원들은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한은은 17일 ‘2024년도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공개했다. 해당 회의는 지난달 28일에 열렸던 통화정책 결정 금통위로, 당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3.0%로 의결했다. 10월 0.25%p 인하에 이어 두 달 연속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장용성 위원과 한은 부총재를 맡고 있는 유상대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 이목을 끌었다.

당일 회의에 관련 부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 하에서의 통화정책 운용 시 고려사항’이란 내용의 분석 내용을 제시했다.

해당 부서는 “최근 국내 경제는 물가상승률 안정세 및 가계대출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대외여건 변화로 경기 하방압력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통화정책 운용상의 상충(trade-off)이 증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높은 외환시장 경계감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시 환율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최근 물가 안정세,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성 확대가 물가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의사록을 보면 금리 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은 환율보다 성장, 내수에 무게를 둔 반면, 금리 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은 환율 변동성을 우려했다.

금리 동결 의견을 낸 A위원은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는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시키지만,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할 때 기업과 가계는 투자와 소비에 관한 결정을 미루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가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로 금리 인하 환경은 조성됐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준금리 연속 인하보다는 동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위원은 “미국 신정부의 정책 방향, 주요국의 기준금리 결정 및 외환시장의 상황을 조금 지켜본 후 추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B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높은 변동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높아진 환율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해당 위원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여전히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B위원은 “정부의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금융기관들의 관련 익스포저도 감소하고 있으나, 고위험 PF 대출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일부 기관들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는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리 인하에 의견을 낸 금통위원들은 환율보다 내수, 성장에 무게를 실었다.

C위원은 “지난 금통위(10월) 이후의 원·달러 환율의 상승률은 미 달러화 지수 상승률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이고 외화차입 가산금리와 CDS프리미엄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외화자금 조달 여건도 양호한 상황이어서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내외금리차 확대로 환율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으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물가가 전망경로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상황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필요성이 감소했다”며 “우리나라 경제의 향후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D위원은 “환율 변동성은 주로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았으며 여타 통화와 비교할 때 대체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 확대에도 역내외 외화자금 조달 여건은 양호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외 요인의 전개 상황에 따라 높은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대체로 감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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