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 전체보다 16배 많은 조회수 자랑
정치적 확성기로서의 역할도 계속 커지는 중
미국 대통령선거를 지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SNS)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의 ‘정치 확성기’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 7월 이후 머스크의 SNS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 총 조회수는 1330억 회로 트럼프 당선인보다도 15배나 높았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0월 31일부터 대선 당일인 지난달 5일까지 머스크의 X 게시물 1건당 평균 조회수는 2370만 회로, 트럼프 당선인(1040만 회)의 2배 이상이다.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7월 이후 그의 X 게시물 총 조회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15배, 미 의원 전체의 16배에 달했다.
머스크의 SNS 소통이 트럼프 당선인을 넘어서 미 정치계의 가장 강력한 선전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는 게 WP의 평가다. 머스크 팔로어 수는 약 2억 명으로 X에서 가장 많다.
영향력을 인지한 머스크의 게시물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한 후로는 주로 정책이나 차기 정권 주요 인사에 대한 의견을 게시하는 등 정치적인 콘텐츠가 늘었다. 10월부터 두 달 간 머스크가 올린 게시물의 40%는 선거와 정치에 관한 내용이다.
머스크는 대선 과정에서도 자신의 SNS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당시 이민과 경제 문제에 있어 트럼프 당선인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물론 경쟁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부정적인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와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선거 사기 음모론을 퍼뜨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머스크의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미 의원들이 머스크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면서 여론과 정책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WP는 다만 “X 이용자가 머스크를 팔로우하지 않아도 그의 게시물이 표시되는 경우가 있다”며 “X가 의도적으로 머스크의 게시물을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도록 해 영향력을 키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63조2368억 원)에 인수해 X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기 시작했다. 머스크의 인수 후 콘텐츠 규정 완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용자는 트위터 시절보다 줄어 경쟁 SNS 페이스북이나 틱톡보다는 규모가 작다. 그럼에도 X는 이번 대선 동안 정치 뉴스와 토론의 중심에 있었고, 앞으로도 정치 선전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