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시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 중인 대한민국 조선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와 미국과의 협력 강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18일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아시아 조선업 르네상스: 기록적인 수주와 가격 상승’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ING는 IMO의 환경규제 강화가 고효율 신(新)선박에 대한 수요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IMO는 2030년까지 해운 부문의 탄소집약도를 2008년 대비 40% 감축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및 암모니아 등 저탄소 연료 사용 비중을 최소 5%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 변화로 인해 조선업체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은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은 효율성 면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LNG 운반선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글로벌 LPG 운반선 수주량의 93%를 차지했다.
ING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수주에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0년간 노동력과 철강 생산의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업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이러한 성장은 주로 중국 조선업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벌크선에 대한 수요에 의해 주도됐다.
전체 수출에서 선박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했을 때 한국 조선업이 중국 및 일본 조선업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수주가 자국 선주들로부터 발생해 전체 수출 중 선박 수출 비중은 한국과 일본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한국의 선박 수출은 연초 누계(YTD) 기준으로 전년 동기(YoY) 대비 40.2%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율 8.5%를 상회했다.
트럼프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이 한국 조선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미국 전투함 정비 및 건조를 위한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유력한 파트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조선업은 사실상 쇠퇴했기에 미국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해외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전투함 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국이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강민주 ING 서울지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선업은 중국, 한국, 일본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선도하는 가운데 새로운 국가들도 꾸준히 시장에 진입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핵심적인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의 조선업 빅사이클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신규 기업들과 이미 자리 잡은 기존 기업들 모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