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규모 7조 추산…"실질 수요 발생 가능한 수치"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인지도 높이고 인프라 구축 적극 나서야"
김동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18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 주최로 열린 무장애 관광 시장 조성을 위한 '열린 여행상품' 기자간담회에서 무장애 관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무장애 관광이란 장애인 혹은 고령자, 영유아 가족, 임산부 등 이동에 취약한 이들이 편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한 특화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는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열린 여행상품 공모전'을 개최하고 프로그램 발굴에 나섰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무장애 관광의 경제적ㆍ사회적 파급효과' 연구에 대한 사전 발표를 통해 "전체 (무장애 관광) 시장 규모는 7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수치에 대한 확인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나 국내 관광 시장과 인구 수 등을 고려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장애 관광 수요자들의 여행 경험은 천차만별이었다. 가장 여행경험이 많은 이들은 임산부로 95%가 여행 경험이 있었고 영유아 가족 역시 10명 중 9명 이상(92%)이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고령층도 전체 응답자 중 82%가 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몸이 불편해 이동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의 여행 경험은 34%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이미 여행경험이 많은 고령층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한 고령층들은 은퇴 후 초호화관광 수요 등으로 연결할 수 있어 시장에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또 다른 수요자인 장애인들의 경우 (고령층 대비) 상대적으로 소비 지출액이 낮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유아 동반 가족과 임산부 등에 대해서도 "소비지출액 규모가 고령층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 이들을 위한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 수요자들의 경우 아직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특화프로그램 및 접근성 제고를 통한 시장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장은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시각이다. 김 연구위원은 "무장애 관광 인프라에 대한 부분들은 다들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 등 수요자들이 실질적인 여행이 가능해지려면 프로그램 정보 접근성 제고와 숙박시설, 대중교통 개선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무장애 관광 시장을 위한 '열린 여행상품'을 개발한 업체 4곳(두리함께/무빙트립/어뮤즈트래블/하나투어)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례를 발표했다.
휠체어를 타고 간담회장에 등장한 신현호 무빙트랩 대표는 "저희는 눈으로만 보는 관광이 아닌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장애인이라도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 고객의 욕구가 최우선 순위"라며 "일례로 식당을 섭외할 때도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닌 맛집을 찾아 경사로를 설치하고 몸이 불편한 이들도 즐길 수 있는 캠핑 프로그램을 만들어 차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