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실적 전망도 점차 하락
내년 HBM 등 고부가 제품에서 승부 갈릴 듯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회계 1분기(9~11월) 매출이 87억1000만 달러(약 12조6286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1.79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시장 전망에 부합했고 EPS는 웃돌았다.
그러나 2분기 전망은 어두웠다. 매출은 79억 달러, EPS는 1.4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했다. 둘 다 시장조사 기관 LSEG의 전문가 전망치인 89억8000만 달러와 1.91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전망 악화 이유로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을 꼽았다. 마이크론은 “PC 교체 주기가 갈수록 서서히 진행되고 있고 2024년 판매 증가분은 이전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2025년에는 한 자릿수 중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한 자릿수 중반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내년에는 한 자릿수 초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치 하향은 중국 메모리 기업의 공격적 행보가 영향을 줬다. 시장조사 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월 범용 메모리인 DDR4 8Gb 가격은 전달 대비 20.59% 하락한 1.3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2.10달러에서 넉 달 새 36% 하락하며 작년 9월(1.30달러) 이후 1년 2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가 예측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조858억 원, 9조2888억 원이다. 기간을 최근 한 달로 좁히면 매출은 77조7312억 원, 영업이익은 8조8382억 원으로 줄어든다.
핵심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조 원 중반대로 낮췄다. 한 달 만에 5조 원대 전망에서 1조 원 이상 하향했다. IBK투자증권은 3조 7000억 원, 다올투자증권 3조 6000억 원, 한화투자증권 3조 5750억 원을 예상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수령도 아직 확정 짓지 못했다. 다음 달 새 행정부 출범까지 받지 못하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4억 달러(약 9조2000억 원), 4억5000만 달러(약 6400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 예비거래각서를 맺고 협상 중이다.
다만 고부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의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HBM 선두주자 SK하이닉스의 경우, 역시 최근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긴 했지만 역대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은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한 달간 증권사가 예측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은 19조3954억 원, 영입이익 7조8044억 원이다. 3개월간 예측치인 매출 19조6281억 원, 영업이익 8조481억 원에서 줄긴 했지만, 전 분기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삼성전자 역시 4분기 HBM은 3분기 대비 물량,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범용 D램에서 중국 업체의 공급 증가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내년 메모리 업체 실적은 고부가 HBM과 sSSD 등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