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가성비만 찾네”…대출 규제 후 강남 아파트 손바뀜 ‘시들시들’

입력 2024-12-23 13:17 수정 2024-12-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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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 전경. (사진제공=신영)
▲서울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 전경. (사진제공=신영)

대출 규제와 거래량 감소 영향으로 서울 내 선호 단지에서도 지형 변화가 감지된다.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과 정책 대출 축소 여파가 지속하자 투자를 위한 강남 아파트 손바뀜은 줄어든 반면 서울 내 주요 신축 단지와 강북·성북구 등 중저가 지역 내 대단지에 매매 수요가 쏠렸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집값이 많이 뛴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을 찾는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다.

23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통계 분석 결과 서울에서 9월 이후 이날까지 거래량 상위 10위권 단지에는 신축 단지가 대거 포함됐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단지는 영등포구 ‘브라이튼여의도’(96건)다. 아파트 454가구와 오피스텔 849실로 조성된 주상복합 단지로 여의도에 15년 만에 들어선 신축으로 주목받았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몸값도 수직상승 중이다. 가장 작은 전용면적 84㎡형(33층)은 10월 38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 39층 매물이 9월 31억6500만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6억3500만 원 비싼 수준이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은 44건 거래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옛 둔촌주공 단지를 재건축한 이곳은 총 1만2032가구로 11월 입주를 시작했다. 손바뀜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실거래가는 전용 84㎡형 기준으로 24억 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최고 실거래가는 22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1억~2억 원 오른 수준이다.

동대문구에 3069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래미안 라그란데’와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각각 42건과 36건씩 손바뀜이 발생했다. 래미안 라그란데는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곳으로 동대문구 이문동에 3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로 조성되며 지역 대장아파트 등극을 앞두고 있다. 롯데캐슬 이스트폴 역시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인근에 1063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신축 단지로 내년 3월 입주할 예정이다.

대출 규제 시행 이후 거래량 상위권의 또 다른 특징은 중저가 대단지란 점이다. 관련 단지로는 7위로 기록된 강북구 ‘SK북한산시티’(39건), 공동 10위인 성북구 ‘한신·한진’과 노원구 ‘미륭미성삼호3차’(각각 34건) 등이 있다.

SK북한산시티는 총 3830가구로 미아뉴타운 대표 단지다. 다만 이날 기준 실거래가는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용 84㎡형 최고 실거래가는 지난달 10일 거래된 7억1500만 원 수준이다. 지난 3월 최고 실거래가 6억8000만 원과 비교하면 3500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성북구 한신·한진은 4515가구, 노원구 미륭미성삼호3차는 3930가구로 모두 지역 내 대표 초대형 단지들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아파트 실수요자들이 신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며 “다만 모든 실수요자가 신축 좋은 데로 올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라 강북지역에서 자금 사정에 맞는 단지를 고르는 가운데 주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대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실수요 선호 단지 경향이 지속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탄핵 정국으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 중이고, 매물 적체도 대출 규제 이후 지속해 서울 기준으로 아파트 매물은 9월 약 7만9000건 대비 약 10% 많은 8만7000건 규모로 늘어난 상황이다.

고 교수는 “상반기 송파구나 마포구 단지 수요는 실수요자 기준으로는 갈아타기 수요가 많다”며 “갈아타기는 대출을 끼고 사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출 규제가 내년 상반기 풀린다고 가정하면 올해 상반기와 같이 송파나 강동구 일대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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