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협상 테이블 앉도록 국제사회 압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돈바스와 크림반도 수복이 어렵다고 발언했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돈바스, 크림반도 등은 사실상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면서 “우리는 이 지역을 되찾을 힘이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일시적으로 포기할 수 있는지 묻자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영토 수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돈바스와 크림반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조기 종전 계획의 핵심으로 언급되는 지역이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평화회담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냐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누구와 마주 앉느냐가 아니라 협상할 때 어떤 위치에 있는지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느냐인데, 우리가 강한가? 아직은 아니다”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할까? 그건 모른다. 유럽연합(EU)에 가입할까? 물론이다. 하지만 언제 가입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현 상황에서 러시아와 협상에 나서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지역 전반에 걸쳐 조건을 결정할 권한을 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이런 권한을 위임한 적 없다”며 “세계의 어떤 지도자도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바로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키이우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주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현재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은 일단 휴전 협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가 지배하지 않는 우크라이나 영토만이라도 나토 영향권에 두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를 이끌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국은 이 전쟁에서 우리의 주요 지원국이며, 미국과 유럽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푸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EU는 우리가 미래를 보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