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회사는 무슨 자신감으로 헤드폰을 만들었나…다이슨 헤드폰 ‘온트랙’ [써보니]

입력 2024-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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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청소 맛집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디자인으로 커스텀 가능
착용감 편하고 음질‧음향 우수
블루투스‧마이크‧노캔‧배터리 성능 굿

▲다이슨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이수진 기자)
▲다이슨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이수진 기자)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이슨은 무선 진공청소기 제조사입니다. 여성들에게는 헤어 스타일링 제품 ‘에어랩’ 정도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런 회사가 헤드폰을 만들었습니다. 청소기 제조사가 무슨 자신감으로 헤드폰을 만든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사용한 뒤 느낀 점을 솔직하게 풀어봤습니다.

음향기기는 외부 환경으로 인한 왜곡이나 소음 공해 없이 원본 녹음, 믹싱을 정확하게 재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이슨은 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 공기와 기류를 다루는 제품을 개발하며 음향학과 음향심리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오디오 재생, 소음 제거, 전기 음향 설계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다이슨 온트랙’. 정식 출시는 9월, 가격은 69만9000원입니다.

▲다이슨 온트랙의 다양한 악세서리. (사진-다이슨코리아 제공)
▲다이슨 온트랙의 다양한 악세서리. (사진-다이슨코리아 제공)

외형부터 설명하자면, 그래도 다이슨은 다이슨입니다. 다이슨의 청소기 등 제품은 대체로 니켈‧크롬처럼 번쩍이고 선명한 색감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헤드폰의 디자인도 비슷합니다. 청소기를 떠오르게 하는 다이슨 온트랙의 모습에 처음에는 조금 놀랐습니다.

이 사이버틱한 디자인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까. 걱정할 것 없습니다. 제품을 직접 다양한 색으로 커스텀하며 ‘헤꾸(헤드폰 꾸미기)’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색의 이어캡(이어컵) 커버와 이어패드(이어쿠션)를 추가로 구매해 직접 디자인하면 됩니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 어떤 색상을 살지 결정하는 것도 큰 숙제인데, 이 제품은 구매 후 액세서리 교체가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사용자의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출근하는 평일에는 짙은 알루미늄/남색 액세서리를 사용해 차분한 디자인으로 사용하고, 주말에는 사이버펑크에 심취한 사람처럼 구리/핑크 등으로 교체하면 됩니다.

▲다이슨 온트랙은 사용자 취향에 따라 악세서리를 교체해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사진 속 모습은 퇴근 후 또는 주말에만 사용했던 디자인. (이수진 기자)
▲다이슨 온트랙은 사용자 취향에 따라 악세서리를 교체해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사진 속 모습은 퇴근 후 또는 주말에만 사용했던 디자인. (이수진 기자)

다이슨 온트랙에는 이어캡과 이어패드가 기본으로 부착되고, 제품 구성에는 다른 색도 추가로 포함됩니다.

실제 다이슨 온트랙의 무게는 0.45kg입니다(애플의 에어팟맥스는 0.38kg). 헤드폰을 목에 걸어둘 때는 조금 무겁다고 느껴졌는데, 머리 위에 제대로 착용하면 큰 부담 없는 무게입니다. 헤드밴드의 쿠션이 타사 제품 대비 두꺼운 편인데, 착용감이 좋아서 큰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듯합니다.

다이슨 온트랙을 착용하고 며칠 동안 1시간씩 달리기도 해봤는데, 그 무게 때문에 떨어지거나 불편하게 느낀 적은 없습니다. 이어패드가 마이크로 스웨이드(세무) 재질로 만들어져 착용감은 부드럽고 편하지만, 날씨가 더운 날에는 패드 내부와 귀가 꽤 덥고 습했습니다.

▲쿠션감이 있는 헤드밴드와 이어쿠션 덕분에 착용감이 편하지만, 목에 걸어둘 때는 목에 눌려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헤어밴드의 길이를 늘리면 된다. (이수진 기자)
▲쿠션감이 있는 헤드밴드와 이어쿠션 덕분에 착용감이 편하지만, 목에 걸어둘 때는 목에 눌려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헤어밴드의 길이를 늘리면 된다. (이수진 기자)

헤드밴드는 사용자 머리 크기에 따라 줄이거나 늘릴 수 있습니다. 성인 여성인 기자는 가장 짧은 길이로 사용했는데, 이 길이로 조정해둔 뒤 목에 걸치면 이어캡 부분이 목과 닿는데, 의도치 않게 목이 졸린 채로 다녔습니다.

헤드밴드 길이를 조절하는 점은 좋은데, 그 구조에 머리카락이 여러 번 뽑혀 신경 쓰였습니다.

다이슨 온트랙 오른쪽 이어캡에는 조절 컨트롤러가 있습니다. 조이스틱 같이 돌출된 물리 버튼인데, 터치가 점령한 세상에서 물리 버튼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엄지손가락이 닿기 좋은 곳에 위치해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이전 곡으로 넘기고 음량도 조절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이 제품의 큰 장점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제품을 뺐다가 꼈다가 반복하기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다이슨 온트랙은 오른쪽 이어캡을 손가락으로 ‘툭’ 쳐서 편리하게 활성화/비활성화를 조정합니다.

▲애플리케이션 ‘마이 다이슨’에서 다이슨 헤드폰 '온트랙'의 세부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마이 다이슨' 화면 캡처)
▲애플리케이션 ‘마이 다이슨’에서 다이슨 헤드폰 '온트랙'의 세부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마이 다이슨' 화면 캡처)

애플리케이션 ‘마이 다이슨’으로 다이슨 온트랙의 음향을 더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평소 베이스가 크게 들리는 묵직한 음악을 좋아하는데, ‘베이스 부스트’ 기능을 사용해 취향 저격 음악을 즐겼습니다.

기자는 여태까지 인이어(무선 이어폰)는 써봤어도 오버이어(헤드폰)은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이슨 온트랙을 사용하며 느낀 인상적인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사실 이러한 점들이 이 제품만의 장점인지 오버이어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블루투스가 안정적입니다. 인이어는 가만히 있어도 듣고 있던 음악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이슨 온트랙은 2주 넘게 사용하면서 그랬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다이슨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이수진 기자)
▲다이슨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이수진 기자)

마이크도 기능을 잘합니다. 인이어를 착용한 채로 전화 통화를 하면 직접 휴대전화를 들고 할 때보다 음질이 떨어집니다. 다이슨 온트랙을 사용할 때 전화 통화 품질로 불편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인이어보다 더 강력합니다. 배터리 성능도 뛰어납니다. 매일 하루에 1~2시간씩 2주 넘게 사용했는데도 배터리가 80% 남아 있었습니다.

▲‘다이슨 온트랙’ 구성품. 이어캡과 이어쿠션 한 세트가 추가로 제공된다. (이수진 기자)
▲‘다이슨 온트랙’ 구성품. 이어캡과 이어쿠션 한 세트가 추가로 제공된다. (이수진 기자)

다이슨 온트랙 제품 가격이 시중에 판매되는 고가 인이어 제품들보다 2~3배 비싸니 모든 성능 면에서 다 뛰어나야 하는 게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기만 잘하는 줄 알았던 회사가 이 정도 성능의 제품을 내놓은 것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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