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부담 우려·리스크 분산하기 위함
국민의힘이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새 비대위원장 발표를 앞두고 의원 선수별 의견 취합을 했고,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합을 맞출 새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뜻을 모았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권 권한대행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고심 중에 있다"며 "다음 주 초에 의원총회에서 보고하고 공개하기로 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재선·3선·4선 의원들은 각각 회동을 갖고 새 비대위원장 선출에 관한 의견 취합에 나섰다. 초선 의원들의 경우 19일 오후 모여 의견 취합을 진행한 바 있다.
의견 취합 결과를 종합해보면 새 비대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투톱 체제'가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권 권한대행의 업무 부담을 덜고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4선의 박대출 의원은 "경험 많은 원내 인사가 (권 권한대행과) 투톱 체제로 당을 이끌어가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큰 방향과 원칙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다"며 구체적인 후보군 언급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석기 의원에 따르면 3선 의원들도 '내부에서 선출해 권 권한대행과 투톱체제로 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김 의원은 "(회의에서)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되기는 했다"면서도 해당 인사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두 명 정도의 이름이 언급됐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재선 의원들은 권 권한대행에게 쏠릴 리스크 부담을 우려해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엄태영 의원은 다만 "인선 기준과 인선 결정은 권 권한대행에게 위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선인 김대식 의원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분리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새 비대위원장은 혁신의 방향으로 당을 이끌며 경륜을 가진 분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구체적인 후보군과 관련해 의원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피력했다.
6선 중진의 조경태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서 "어떤 분이 되더라도 단호하게 대통령과의 분리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국민에게 죄스러움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7일 1차 탄핵표결에서 김상욱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됐고, 잘못된 것에 대해 정확한 입장 표명을 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은) 당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국민이 원하는 보수 정당으로서 정통 보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