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순수한 마음에 얼굴만 보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데, 스토킹이라니요. 이게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나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 처벌법)’ 주요 내용을 박민규 법무법인(유한) 안팍 대표 변호사와 함께 알아 봤습니다.
Q. 스토킹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A. ‘스토킹 행위’란 상대방 의사에 반(反)해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다.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나타나게 하는 행위
라.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
마. 주거 또는 그 부근에 놓여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
바. 상대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사.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 등의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
그리고 ‘스토킹 범죄’란 위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며, 지속과 반복의 평가 기준은 사건마다 수사기관 내지 법원의 판단이 달라집니다.
Q. 이제 스토킹이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됐다고들 하는데 반의사불벌죄가 어떤 내용인가요?
A. 스토킹 범죄는 처음에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했습니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를 일컫는데, 쉽게 말하자면 피해자가 합의해주면 사건이 무마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있을 땐 가해자가 자신의 처벌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청하며 더욱 연락을 자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이에 더해 가해자가 합의를 빌미로 2차 스토킹 범죄 또는 보복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빈발함에 따라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스토킹 행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됐고, 현재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받을 수 있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Q. 저는 스토킹 피해를 입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신고도 못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이처럼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의 용서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받게 되나, 가해자들 중 일부는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에게 그 분노를 쏟아내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보복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 보호조치 역시 강화됐습니다.
법률 개정 전에는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잠정조치(경고, 100m 이내 접근금지, 구치소 유치 등)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개정 이후에는 잠정조치 때 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것으로 변경됐기에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접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긴급응급조치 위반 시 제재는 과태료 1000만 원 이하에서 징역 1년 이하, 벌금 1000만 원 이하로 처벌이 강화됐습니다.
이에 더해 스토킹 행위자가 피해자의 가족, 동거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 보호 대상에 피해자의 동거인과 가족도 포함되도록 변경됐습니다.
스토킹 범죄의 범위도 확대됐는데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도 스토킹 범죄에 포함되게 법이 변경됐으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위 능욕방 개설 행위나 인터넷 방송을 통한 상대방 비방 등도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Q. 스토킹으로 설마 처벌이 가능할까요? 그렇게 심각한 범죄인가요?
A. 스토킹 처벌법이 2021년 첫 시행되고 2023년에 개정을 거치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높아지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는 강화됐습니다. 스토킹 범죄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 스토킹 범죄의 가해자를 변호하는 사건을 수행하다 보면 경찰과 검찰에서도 스토킹 범죄를 날이 갈수록 무겁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체감할 수 있는데, 특히 어떤 검사가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한 검사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이처럼 수사기관은 강도‧강간‧살인 등 중대 강력범죄들은 대부분 스토킹 행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스토킹 범죄부터 엄중하게 처벌해야 더 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자세로 수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사기관의 태도 변화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실제 스토킹 가해자가 재판을 받기 전부터 구속수사를 받거나 나중에 재판단계에서도 실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토킹 범죄는 실형도 쉽게 언도받는 중한 범죄로 취급받고 있으므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 박민규(제4회 변호사시험 합격) 변호사
박민규 변호사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9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회사법 전문 분야도 취득하여 형사 사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의 전문가 위원이며 서울 서대문경찰서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서울 은평경찰서 징계위원회 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서 수사기관, 법원 등에서도 인정받아 활동 중에 있으며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로 활동하며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 건설혁신과 청문주재 위원, 서울시 금천구 계약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각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박민규 변호사는 이러한 경험들과 굵직한 사건들을 변호하며 형사, 금융, 기업, 교통 등 각종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