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힘’ 임박...尹 탄핵에도 ‘영남자민련’ 비판 왜?

입력 2024-12-22 16:42 수정 2024-12-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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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초 새 비대위장 공지
친윤계 5선 중진 유력
현 국민의힘, 8년 전과 달라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권영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권영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민의힘이 이르면 24일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와 따로 선임하는 ‘투톱 체제’에는 가닥이 잡혔다. 다만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이 신임 비대위원장에 유력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영남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위기 상황과 분열을 수습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다”며 “여러 사람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23일은 어렵고, 다음 주 초에는 (새 비대위원장 관련해) 공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20일 선수별 모임에서는 ‘원내 중신’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데 의견이 모였다. 5선의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사실상 친윤계 의원들의 당권 장악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날 권 권한대행은 “왜 그렇게 분파적인 발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 당에는 친윤, 비윤(비윤석열), 친한(친한동훈), 비한(비한동훈)이 없다. 친국민이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개혁 성향의 원외 인사가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태 전 의원은 20일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전체가 수술대 위에 올라야 할 상황”이라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에서 국민의힘 사정을 잘 알면서 강단 있고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인사를 삼고초려 해야 한다”고 했다. 권 권한대행은 최근 윤희숙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그는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친한계가 당내 운신의 폭이 좁아진 데다, 권 권한대행의 등장으로 외부 인사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주된 분위기다. 유승민 전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에서 “당이 사과 한번 없이 윤 대통령의 ‘나는 잘못 없다. 내란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다수가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권한대행은 “의원들의 총의로 뽑은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의원들도 많이 계시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비박계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 반대 56, 기권 2, 무효 7로 가결되었다. 2016.12.09. (뉴시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비박계 의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 반대 56, 기권 2, 무효 7로 가결되었다. 2016.12.09. (뉴시스)

이러한 배경에는 현재 국민의힘이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라는 분석이 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6년 당시 수도권 의석이 37석이었지만, 지금은 17석(서울 11석·인천 2석·경기 6석)에 불과하다. ‘집토끼’만 잘 잡아도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수도권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들이 막판에 대통령 탄핵에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이들은 적어도 두려울 대상이 있었고,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친박계 의원들 가운데 살아남은 의원이 적다는 일종의 ‘학습효과’도 있다. 박 전 대통령에 탈당을 요구했던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한때 유력 대권 주자였지만, 끝내 불출마를 택했다. 대표 ‘친박’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됐다. 윤 의원이 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탄핵 반대해도 1년 후에 다 찍어주더라”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의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대로 ‘영남당’으로 쪼그라든다면, 지금 국민의힘은 없어지고 새로운 보수 정당이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을 정말 바꾸고 싶고, 당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정말 강하다”며 “소돔과 고모라의 10명의 의인 이야기도 있고,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 이야기도 있는데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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