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포함
민간 가교 역할 ‘신중모드’
경제사절단 요청시 “응하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국내 재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면서 한미 양국 간 민간 가교 역할론에 힘이 실린다. 정 회장은 민간 가교 역할론에 대해 ‘신중모드’를 취했으나 사업가로서 자신의 위치해서 열심히 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회장은 2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대한항공 KE036편으로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출장은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이뤄진 것이고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인사들을 소개시켜줘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회장은 16일부터 21일 오전(현지시간)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고 트럼프 당선인과 10~15분 정도 직접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당선인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그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국내 재계 인사 중에서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과 트럼프 일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종교적으로 지향점이 맞아 깊은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깊다. 두 사람의 만남은 올해에만 네 번째다. 앞서 정 회장은 올해 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선이나 정책 실세로 평가받는다. 정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깊은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간 민간 가교 역할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 회장은 이번 5박 6일간 마러라고에서 체류하며 트럼프 주니어의 주변 인사와 만나며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여기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포함됐다. 특히 대통령 탄핵 등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관심을 보인 미국 인사에게는 정상화를 언급하며 안심시켰다.
정 회장은 “(한국 상황에 대해 관심을 표한 사람들에게)대한민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니까 빨리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 회장은 한미 양국 간 민간 가교 역할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민간 가교 역할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거기까진 생각 못했다”면서도 “사업하는 입장에서 제가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그는 “취임식 초청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연락 받은 바 없다”며 “정부사절단이 꾸려지고 제게 참여 요청이 오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