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수정 예산안 '날치기' 통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1월 16일 서울시 브리핑룸에서 '재개발·재건축 백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서대문구청)

서울시 서대문구가 구의회 다수당의 비상식적 예산안 수정 가결로 주민 복지와 주요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우려했다.

23일 서대문구는 ‘2025년도 서대문구 예산안’이 서대문구의회 제 304회 제2차 정례회 마지막 날인 20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수정 가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5년 예산안은 앞서 구의회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심사를 거쳐 여야 합의 속에 최종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 후 확정됐다.

본회의 의결만 남긴 상태였지만, 2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존 여야 합의안 대신 수정동의안을 기습 발의했고 이를 그대로 가결했다.

서대문구의회는 의원 15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8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수당이 갑작스러운 발의와 가결로 3주간에 걸친 여야 구의원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수정안 가결로 주민 평생학습 및 커뮤니티 공간 지원과 각 동 마을축제 지원 사업비 등 31억4600만 원, 도로시설 유지보수 및 각 동 시설개선 사업비 등 23억4100만 원, 어르신 일자리 및 저소득 어르신 생활 지원 사업비 등 11억1000만 원이 감액됐다.

장애인 지원, 복지 사각지대 발굴, 아동 청소년 지원, 금연 지원, 정신건강 보건, 어린이공원 물놀이터 조성, 인왕산 등산로 정비, 경로당 신설 등을 위한 사업비도 감액 명단에 포함됐다.

또한 올해 4개 전국대회를 모두 석권한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 운영비 8억4800만원, 내외국인 150만 명이 방문해 세계적 힐링 명소로 급부상한 ‘카페폭포 한류문화체험관’ 조성 사업비 10억 원, 주민 문화 예술 향유를 위한 ‘클래식 공연’ 예산 2억9000만 원은 전액 삭감됐다.

구는 특히 민선 8기 신규 추진 사업 예산에 대한 표적 삭감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이 예결위 계수 조정을 통해 교육경비와 노령연금 예산 10억 원을 삭감해놓고, 마치 구가 농구단 운영을 위해 삭감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지난해 8월에도 구의회 다수당의 추가경정예산 보이콧으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등을 위한 지원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며 이번 예산 감액이 주민 복지와 생활 안전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예산안 수정동의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제62)에 따라 예결위 심사를 거쳐야 함에도 날치기로 통과된 만큼 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님들의 비상식적인 예산안 의결권 행사가 의회 파행과 주민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매우 실망스럽지반 굴하지 않고 더욱더 주민 행복 200%를 위한 사업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를 떠나 구의회가 주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본질적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