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씨는 어쩌다 몰락의 길을 걸었나 [블록렌즈]

입력 2024-12-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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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왕좌에서 내려온 오픈씨는 내부 조직 붕괴, 외부 압력, 라이벌의 등장으로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왕좌에서 내려온 오픈씨는 내부 조직 붕괴, 외부 압력, 라이벌의 등장으로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가상자산사(史)에 한 획을 그은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은 2021년 투자 시장을 주도한 메인 테마였는데요. 그중 가장 빛난 거래소 중 하나는 NFT 거래소의 대명사 '오픈씨'였죠.

한때 오픈씨는 시가총액 133억 달러(약 17조 원)로 평가받을 정도로 유망한 거래소였는데요. 오픈씨의 아성이 무너졌습니다.

2021년 11월 전체 NFT 거래 점유율 95%를 차지하던 오픈씨는 지난해 12월 시장 점유율 34%로 밀린 것이죠.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SEC)은 오픈씨의 흥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연말 그의 사임 소식과 함께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로이터/연합뉴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장(SEC)은 오픈씨의 흥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연말 그의 사임 소식과 함께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장 불황·당국 규제 직격타 맞은 오픈씨

전문가들은 오픈씨의 부진을 세 가지로 꼽았는데요. △시장 불황 △당국의 규제 △상대적으로 과중한 거래 수수료를 지적했습니다.

NFT 시장은 2021년 버블 이후 장기 침체에 들어갔는데요.

오픈씨 부진은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주 수입이던 거래 수수료가 급감한 것이 시작점이었는데요. 몇 년간의 장기 침체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나오지 않으면서 영업 이익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미국 규제 당국의 압박도 한몫했죠.

오픈씨는 연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는데요.

웰스 노티스란 잠정적 소송 대상에게 사전 해명을 요구하는 통지서인데요. 오픈씨가 하위테스트를 어겼다는 주장 때문에 발송된 것이죠.

하위 테스트란 미국 대법원에서 네 가지 기준에 해당할 경우 투자로 보고 증권법을 적용하도록 하는 테스트입니다. 하위 테스트는 △공동 사업에 △돈을 투자하고 △타인의 노력 여하에 따른 △투자 이익을 기대했다면 이를 증권으로 판단하는데요.

가상자산에 칼날을 겨눈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오픈씨에서 이뤄지는 NFT 거래를 증권 거래로 판단한 것으로 본 것이죠. 이로 인해 오픈씨의 사업 영역이 위축됩니다.

▲블러는 출시와 동시에 단숨에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했다. (출처=블러 홈페이지 캡처)
▲블러는 출시와 동시에 단숨에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했다. (출처=블러 홈페이지 캡처)

과중한 거래 수수료에…라이벌 '블러' 등장

여기에 강력한 라이벌 '블러'가 등장하면서 점유율을 빼앗겼는데요. 애초 오픈씨는 모든 거래에 2.5%의 수수료를 부과해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것일까요. 2022년 10월 설립된 새로운 거래소인 블러는 오픈씨가 부진한 사이 점유율을 야금야금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0.5%의 낮은 수수료 정책을 밀고 나간 블러는 지속해서 시장에서 인기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죠. 출시 1년째에는 자체 코인을 발행하면서 기대감을 키웠고, 마침내 오픈씨의 거래량을 추월하기 시작합니다.

블러의 특징은 '트레이더를 위한 거래소'였다는 건데요.

블러는 개발 당시부터 NFT 거래·등록·새로 고침 등의 처리 속도와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NFT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 등 높은 부하를 처리하는 데 쉬웠습니다.

이러한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블러의 웹사이트에는 경쟁 프로젝트인 젬 대비 10배 빠르고 17% 낮은 수수료로 대량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죠.

이러한 특징 덕분일까요.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23일 기준 블러는 53.2%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솔라나 기반의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매직에덴은 타 거래소와 달리 자체 가상자산 월렛을 탑재한 편의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매직에덴 홈페이지 캡처)
▲솔라나 기반의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매직에덴은 타 거래소와 달리 자체 가상자산 월렛을 탑재한 편의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매직에덴 홈페이지 캡처)

오케이엑스, 매직에댄의 등장…거래소 춘추전국시대

블러의 대약진에도 불구하고 NFT 거래소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됐는데요.

솔라나 기반의 또 다른 거래소인 매직에덴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죠. 여기에 오케이엑스까지 NFT 시장에 참전하는데요.

지난해 연말 '비트코인 오디널스'의 등장과 함께 오케이엑스, 매직에덴이 급등합니다.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최소 단위인 사토시에 고유한 식별자를 부여해 이미지, 텍스트, 비디오 등 데이터를 기록함으로써 비트코인에서도 NFT와 유사한 자산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가상자산 시장에서 핫한 이 '오디널스'의 인기를 발판삼아 매직에덴과 오케이엑스 거래소의 몸집이 불어납니다.

2023년 말에는 오케이엑스가 NFT 거래량은 4434만 달러(약 555억 원) 규모로 1위를 차지했고, 그 이후에는 매직에덴이 배턴을 이어받아 장기간 1위 독주를 이어갔는데요.

특히 매직에덴은 타 거래소와 다르게 애플리케이션 안에 자체 월렛을 탑재하는 편의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죠. 최근에는 블러와 같이 자체 토큰을 발행해 주목받았습니다.

▲현재 퍼지펭귄은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의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현재 퍼지펭귄은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의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오픈씨 홈페이지 캡처)

오픈씨 2.0 출범…토큰 출범하나

이러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잘 알던 오픈씨도 칼을 빼 들었는데요. 최근 신임 최고경영자 데빈 핀저는 지난해 11월 직원의 50%를 감축하는 결단을 했습니다. 앞서 오픈씨는 5명의 고위 임원이 모두 퇴사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는데요.

뼈를 취하기 위해 살을 내준 오픈씨는 최근 2.0을 선언했죠. 새롭게 앱을 정비하겠다고 선언한 오픈씨는 잽싸게 '토큰 출시' 가능성도 시사했는데요.

최근 오픈씨 재단은 "오션이 새롭게 등장했다"는 내용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에 남겼죠. 이는 오픈씨 재단의 첫 트윗입니다. 또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픈씨는 케이맨 제도에 재단 법인을 등록하는 행보를 이어갔는데요.

올해 말 퍼지펭귄이 몰고 온 NFT 시장의 흥행 덕인지, 커뮤니티는 오픈씨에서 에어드롭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들떠있습니다.

3년의 불황 기간 NFT 거래소의 시장 경쟁은 조용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는데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NFT 시장 주간 거래량이 1억5800만 달러를(한화 약 2237억 원) 기록, 11월 초와 비교해 69%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이렇게 NFT는 다시 과거의 영광을 꿈꾸고 있습니다.

2025년 새해에는 NFT 시장이 예전의 활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4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불장에서 시장의 패권을 누가 차지할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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