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 전월대비 12.3p 하락…2020년 3월 이후 최대
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취업기회전망 모두 10p 하락
11월 美 대선 결과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비상계엄 사태로 더 악화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대비 12.3포인트(p) 하락했다. 2020년 3월에 18.3포인트 하락한 후 최대 낙폭이다. 지수 수준은 2022년 11월(86.6)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다. CCSI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둔화된 배경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이 컸다. 이번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의결된 14일도 조사 기간에 포함됐지만 응답의 90% 이상이 그 이전에 이뤄져 탄핵소추안 의결에 따른 소비자심리 변화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지수들은 모두 하락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전망CSI(102)는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여행비(-8p), 외식비(-6p), 내구재(-3p) 등이 감소한 영향으로 7포인트 떨어졌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 수준만 보면 역대로 아주 낮은 수치는 아니다”라며 “다만 낙폭으로 보면 최근 들어 많이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원인인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만큼 빨리 해소되고 안정을 찾아가느냐에 따라서 소비심리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물가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지수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물가수준전망CSI(150)는 전월대비 3포인트 상승한 반면, 주택가격전망CSI(103) 및 임금수준전망CSI(115)는 전월대비 각각 6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9월(119)를 기록한 이후 10월(116)에 하락 전환한 후 석 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 1%대 유지에도 환율 급등,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으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24~36개월 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은 2.7%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올랐다.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48~60개월 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은 2.6%로 전월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