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구] 펄어비스 ‘붉은사막’ 기대 한몸에…출시 시점 불확실성 해소는 숙제

입력 2024-12-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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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구] 펄어비스 ‘붉은사막’ 기대 한몸에…출시 시점 불확실성 해소는 숙제

5년간 개발중인 검은사막 후속작…각종 국내외 게임행사 게임성 호평

펄어비스, 최근 한달간 주가 30% 넘게 하락…내년 말 공개 연기 여파

▲펄어비스가 11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붉은사막을 시연했다. 사진은 붉은사막 시연 중 ‘여왕 돌멘게’ 보스전 화면. 사진=이은주 기자 letswin@
▲펄어비스가 11월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붉은사막을 시연했다. 사진은 붉은사막 시연 중 ‘여왕 돌멘게’ 보스전 화면. 사진=이은주 기자 letswin@

펄어비스는 간판 지적재산(IP) ‘검은사막’ 흥행에 이어 그 후속작 ‘붉은사막’ 공개를 예고하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붉은사막 출시가 연기되며 주가는 연일 하락하는 중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올해 8월 독일 ‘게임스컴 2024’을 시작으로 미국 샌디에이고 ‘2024 트위치콘’, ‘파리 게임 위크’, 부산 ‘지스타 2024’ 등 굵직한 국내외 게임 행사에서 붉은사막을 시연했다. 당시 행사들에서 펄어비스는 국내외 유저들로부터 호평받았다.

PC, 콘솔을 통해 체감하는 비주얼과 전투 시스템 등으로 몰입감을 살렸다는 평가다. 펄어비스가 자체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5년 넘게 붉은사막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만큼 유저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도 이를 충족할 만한 게임성을 선보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4% 감소한 795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마케팅 비용만 직전 분기 대비 22.1% 늘었다. 시장은 내년에도 펄어비스가 마케팅을 확대하며 관련 비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붉은사막을 향한 기대감이 확산하는 것과는 달리, 펄어비스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최근 한달(11월 25일~12월 24일)간 펄어비스는 30.69% 급락했다. 같은 기간 시프트업(25.91%), 컴투스(13.81%), 카카오게임즈(8.81%), 넷마블(6.53%) 등 펄어비스와 함께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게임주가 동반 상승하는 추세와 동떨어졌다.

붉은사막 출시 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핵심 요소라는 진단이 나온다. 펄어비스는 그간 검은사막에 수익성의 상당 부분을 의존해왔다. 이미 성공 사례로 기록된 검은사막의 후속작으로 새로운 게임을 내보이며 매출 다변화 기대가 유독 커졌던 배경이다.

하지만 붉은사막이 예정대로 시장에 풀리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에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펄어비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붉은사막 출시 시점을 내년 4분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예상된 출시 시점인 내년 3분기쯤보다 늦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달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붉은사막은 최적화와 완성도를 높이며 순조롭게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시장은 붉은사막 배포가 늦어질수록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계기가 희미한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IP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된 가운데 내년 1월부터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며 “내년 말 붉은사막 출시 전까지 펄어비스 신작 모멘텀은 부재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붉은사막의 내년 출시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글로벌 누적 판매량 2억 장을 돌파한 명작의 후속작 ‘GTA 6’ 공개 기간과 겹칠 수 있어서다. 김지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GTA 6는 출시가 늦어도 올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연말 붉은사막과 출시일이 겹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증권가는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춰 잡았다. 최근 한달간 흥국증권(5만4000원→3만4000원), KB증권(5만2000원→4만2000원), 키움증권(5만7000원→4만6000원), SK증권(6만 원→5만 원) 등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내년 펄어비스 실적 추정치를 낮추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2025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8월 매출 6434억 원, 영업이익 1595억 원에서 12월 6058억 원, 1395억 원으로 떨어졌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 출시 시점이 보수적 관점에서 추산한 2025년 3분기에도 도달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른 회계연도 2025년 실적 추정치 감소, 펄어비스 커뮤니케이션의 예측 가능성 저하 등에 기반해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22.5배에서 20배로 낮춰 목표주가를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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