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조선 업계에 '러브콜'…전력 관련 주도 '한몫'
IRA 폐지 기조에 이차전지↓…포스코 영업이익 급락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10대 그룹의 시가총액 순위도 변화가 시작됐다. 특히 트럼프의 정책 최대 수혜를 받을 것으로 평가되는 HD현대 그룹은 시가총액이 크게 뛰어올라 5위를 차지했다. 반면, 가장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평가되는 이차전지를 주 업종으로 삼고 있는 포스코는 7위까지 추락했다.
2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78조7728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던 지난 11월 5일 기준 시총(59조3789억 원) 대비 32.7% 상승한 수치다. 현재 10대 그룹 시가총액 순위 중 5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5일엔 포스코에 이어 6위를 차지했었다.
이번 성과의 1등 공신은 역시 조선주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협력을 요청하는 등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러브콜'을 연일 보내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의회가 자국 조선업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이른바 '선박법'까지 발의하면서 업계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달 5일부터 26일까지 HD현대중공업은 68.57% 상승해 HD현대 그룹 주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HD현대미포(30.22%), HD한국조선해양(30.05%) 등도 그룹 시총을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HD현대건설기계(18.20%) △HD현대(14.27%)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전력 관련 주도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력 소비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전 세계 적으로 전력 부족 사태를 맞을 위기에 처하면서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까지 겹치는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전력용 변압기 등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HD현대마린솔루션(18.36%), HD현대일렉트릭(15.95%) 등도 그룹 시가총액 상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그룹부터 4위인 현대자동차 그룹까지 모두 시총이 빠지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 더욱 눈에 띈다.
반면, 트럼프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기조를 내세우면서, 이차전지 관련 업종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그룹은 부침을 겪고 있다. 포스코 그룹은 지난달 5일 시총 61조676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기준 43조1447억 원을 기록하며 HD현대와 함께 셀트리온 그룹(44조2727억 원)에도 밀려 7위까지 추락했다.
그룹 실적도 바닥을 기고 있다. 2021년 8조4400억 원이던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3245억 원으로 쪼그라든 데 이어 올해는 1조679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