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최고조…외환·금융시장 들썩일 듯
崔, 일정 시작…서면 대국민 담화·NSC 예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무위원 서열 3위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 국정 대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92명 중 찬성 192표로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한 권한대행 탄핵 요건을 대통령 기준인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아닌 국무총리 기준(재적의원 과반·151명 이상)으로 정하면서 한 권한대행 탄핵안은 과반 의석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손쉽게 국회 문턱을 넘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결정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14일)에 이어 2주 만에 한 권한대행까지 직무가 정지되면서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가 현실화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권한대행 탄핵소추는 내각 전체에 대한 탄핵소추"라며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를 재고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2주 간격으로 국가 수장이 탄핵으로 교체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은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고조로 치닫게 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돌파했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매도세에 장중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연이은 탄핵 충격파로 당분간 외환·금융시장은 더욱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비상 상황에서 경제수장이 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을 도맡게 되면서 경제 대응 여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의 국무위원 탄핵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권한대행 탄핵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것이 계기가 됐다. 민주당은 최 부총리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경우 추가 탄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까지 탄핵되면 다음 서열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 부총리 다음 서열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이날 한 총리 면담과 안보·치안과 관련해 합참의장 통화, 외교·국방·행정안전부 장관에 서면 지시하는 일정을 수행한다. 장관이 공석 중인 국방·행안부의 경우 김선호 국방부 차관과 고기동 행안부 차관이 최 부총리의 지시를 받는다. 이후 최 부총리는 서면으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오후 6시 반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