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거래 위축에 뼛속까지 추운 겨울…개업도 응시도 '뚝뚝'

입력 2024-12-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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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부동산 공인중개업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정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장롱 공인중개사’로 남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시험 응시를 포기하는 이들도 늘었다.

2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누적 전국 신규 개업 공인중개업소는 9401곳으로 전년 동기(1만1312곳)보다 16.9% 감소했다. 휴·폐업한 업소는 1만3077곳으로 8.0% 줄었으나 신규 개업과 비교하면 3000곳 이상 많다.

공인중개사 수도 감소세다. 지난달 말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는 11만2321명으로 전월(11만2675명) 대비 354명 줄었다. 공인중개사 수는 지난해 2월(11만7923명) 이후 21개월째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하는 응시자도 과거 대비 적다. 10월 26일 시행된 제3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는 총 15만4699명이 원서를 냈다. 지난해(20만59명)보다 22.7% 감소한 수치다. 응시자 수가 26만 명에 달했던 2022년과 비교하면 11만 명 가까이 빠졌다.

응시자 수가 2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18만3867명 응시) 이래 가장 적은 숫자이기도 하다. 응시자가 줄어들며 합격자 수도 떨어졌다. 2022년 2만7916명이던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자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1만5157명, 1만5301명에 그쳤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 등으로 인한 거래량 감소가 공인중개업 불황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A 씨는 “요즘 대출 규제가 심하다 보니 가끔 문의만 올 뿐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휴업 중이라는 B 씨는 “부동산 가액이 높으니 중개 한 건으로 먹고살 만큼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얘기”라며 “애초에 그런 거래가 1년에 몇 번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거래 축소에 따른 업황 부진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감소는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정책이나 시장 상황, 수요 등 모든 측면에서 빠른 시일 내에 매수세가 회복되긴 어려워 보여 당분간은 휴·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규제 기조가 여전히 강해 사그라든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당분간 거래시장의 위축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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