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외국인 매매 동향은 ‘엇박자’
2025년 투자 전략은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
올해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거래대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 업종에도 각 회사의 모멘텀에 따라 투자자가 몰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기준 올해 국내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 1, 2위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래대금은 각각 374조5281억 원, 190조1963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 한미반도체도 거래대금 48조5927억 원을 기록하며 5위에 등극해 올 한 해 반도체 종목 거래가 가장 활발했음을 보여줬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56조2484억 원, 40조7342억 원 거래되며 거래대금 상위 4, 8위에 올랐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반차(반도체+자동차)’ 군단이 거래대금 상위 10종목 중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거래대금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 HLB, 유한양행 등 제약 업종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알테오젠은 올해 거래대금 68조9461억 원을 기록하며 거래대금 3위에 올랐으며, 주가는 이날까지 205.58% 올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올 2월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키트루다SC에 대해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을 부여하는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연중 랠리를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HLB와 유한양행은 나란히 거래대금 6, 7위에 올랐다. HLB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승인 기대감에 투심이 몰렸다. 다만, 5월 리보세라닙이 미 식품의약처(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8월 국내 항암 신약 중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으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은 2024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펀더멘털이 우수한 기업 중심으로 기술수출 및 실적 성장의 성과가 이어지며 수익률이 견조한 편이었다”라며 “2025년에는 모멘텀에 집중하며 확실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라고 내다봤다.
올해 개인과 외국인은 한쪽이 매수하면 다른 한쪽은 매매하는 등 동향이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이 12조194억 원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10조3767억 원 순매도했다. 상위 10개 종목 중 개인과 외국인이 같은 방향으로 투자한 건 3종목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와 유한양행은 둘 다 순매수했고, POSCO홀딩스는 순매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2025년에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할 전망이며, ‘변하지 않는 것’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등 무역규제 압력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변동성의 시기에는 안전마진을 확보한 가치주와 고배당주 우위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