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색 옅은 원내 인사 가능성↑
“사실상 친윤당” 비판 여전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2주 만인 이번 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한다. ‘권영세 비대위’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연쇄 탄핵소추라는 꼬인 정국을 타개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가 사실상 당을 장악하면서 “현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여권에 따르면 권 의원은 30일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다. 탄핵 정국 수습을 위한 관리형 성격의 비대위인 만큼 첫 시험대는 비대위원 인선이 될 전망이다.
당내에선 계파색이 옅은 원내 인사를 안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초선·재선·3선 등 선수별로 한 명씩 배정해 안정감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 전 대표 시절 선임된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무총장에는 4선의 박대출 의원과 3선의 이양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사무총장 인선부터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라며 “현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인사로 비대위원을 꾸리는 것부터 자체가 당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다.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가운데 59명이 영남권이다. 당에선 여전히 ‘탄핵 찬성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표출하는 상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전열을 흩트리는 회색분자는 떨쳐내자”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공개 찬성한 조경태·김상욱·김예지 의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인선과 관련해,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아직까지 (비대위) 출범이 공식적으로 되지 않았다”며 “이후에 (비대위 인선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강경 보수층 결집이 두드러지는 상황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리얼미터가 19~20일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9.7%로 지난주보다 4%포인트(p) 올랐다.
이러한 현상은 영남권 지지율 반등에서 비롯됐는데, 대구·경북(TK)에서 지난주보다 8.1%p 상승했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한 주 사이 2.3%p 올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4일 SBS라디오에서 “일반 국민, 보수층,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이 있는데, 지금은 일반 국민과 보수층이 괴리되는 걸 넘어서서 보수층과 국민의힘의 지지층도 괴리가 되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지층은) 강경 보수”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민심의 역풍을 우려하는 지점도 포착된다. 권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출범 직후 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사과가 부족하거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원장 취임 직후 바로 사과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 확정될 권 비대위원장의 첫 메시지에 당 안팎의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다음 달 1일 공포시한인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수용 압박을 하는 가운데, 자체 수정안을 제시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