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카드 디폴트, 14년 내 최고치…새로운 뇌관 되나

입력 2024-12-30 16:28 수정 2024-12-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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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월 악성 대출 460억 달러 상각 처리
고물가ㆍ고금리에 저소득층 자금 ‘바닥’
금리 인하 지연ㆍ트럼프 재집권에 부담↑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미국 신용카드 디폴트(채무불이행) 금액이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짊어진 막대한 빚이 새로운 경제위기 뇌관으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정보업체 뱅크레그데이터 분석을 인용해 미국 신용카드 업체들이 올해 1~9월 460억 달러(약 68조 원)에 이르는 부실 대출을 상각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50% 급증한 것이며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규모다.

대출업체는 차용인이 부채를 갚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할 때 상각에 나선다. 이는 부실대출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대표는 “고소득 가구는 괜찮지만 미국 소비자 하위 3분의 1은 자금이 바닥났다”면서 “이들의 현재 저축률은 ‘제로(0)’%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갈수록 더 많은 고객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징후가 감지됐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신용카드 대출기관인 캐피털원은 부실대출 상각률(전체 대출 중 회수 불가능한 것으로 표시된 비율)이 11월 6.1%로, 1년 전의 5.2%에 비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수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소비자의 구매력도 축소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미국 소비자들은 현금이 풍부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실업수당 확대, 여행·외식 등의 소비 제한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가 현금을 쉽게 축적할 수 있었던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팬데믹 봉쇄가 해제된 후 소비가 급증했다.

게다가 신용카드사들이 소비자들의 은행 계좌에 있는 풍부한 현금을 믿고 과거에는 소득 기준으로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고객까지 받아들였다. 그 결과 미국 소비자의 신용카드 잔액은 2022년과 2023년에 총 2700억 달러 늘었고 작년 중반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소비 활성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결합하면서 물가가 가파르게 뛰었고 이는 연준이 2022년부터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게 된 배경이 됐다.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금리를 2차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 4차례에서 축소된 것이다. 여기에 관세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달 20일 재집권한다.

개인 금융정보 플랫폼 월렛허브의 오디세우스 파파디미트리우 설립자는 “연체는 더 큰 고통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높일 수 있는 트럼프의 고율 관세 공약과 함께 내년 소비자들에게 큰 문제로 다가갈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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