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코인 이슈’ 돌아보기…美 비트코인 현물 ETF부터 韓계엄 쇼크까지

입력 2024-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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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상자산 시총 1.65조→3.27조 달러…2배 가까이 상승
비트코인은 4만2280달러에서 한때 10만 달러 돌파하기도
상반기 이슈 중심엔 ‘현물 ETF’, 하반기 ‘親가상자산 트럼프’

▲그림=오픈AI 달리(DALL-E 3) 생성 이미지.
▲그림=오픈AI 달리(DALL-E 3) 생성 이미지.

2024년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연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부터 연말 트럼프 당선, 한국 계엄 쇼크까지 다양한 이슈가 발생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투데이가 올해 가상자산 이슈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4만2000달러 선에서 시작해 9만 달러 선 위에서 마감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출처=코인마켓캡)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4만2000달러 선에서 시작해 9만 달러 선 위에서 마감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출처=코인마켓캡)

30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올해 1월 1일 1조6500억 달러에서 이날 3조2700억 달러까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총이 절정이었던 이달 17일에는 3조7200억 달러를 기록하며 4조 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가총액 상승은 역시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주도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4만2280달러로 시작해 이날 9만3000달러 선을 기록하며 2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분기 최대 이슈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올해 1분기 최대 이슈는 단연 1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었다. 1월 11일(현지시간) 첫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업계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리며 그간 활발하지 않았던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를 활성화해 막대한 수요를 끌어모았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 직후부터 가상자산 시장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진 못했으나, 이달 27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357억3000만 달러의 자금이 몰리며 올해 상승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물 ETF 출시 이후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며 3월에는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꿈의 가격’이라고 불리던 1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선 여전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중개나 출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내에선 1월과 2월 국산 메인넷인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합병 이슈가 투자자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1월 두 메인넷이 통합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교환비와 사업 비전에 대한 재단과 투자자 사이 이견이 표출되며, 한 달간에 걸친 설득에 거쳐 2월에야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통합이 확정됐다. 이후 통합 메인넷은 브랜드를 카이아로 확정하고 현재 라인 메신저를 통한 미니 탈중앙화 앱(디앱) 출시 등 이용자 확보를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해 공급이 줄어든다. (출처=크립토닷컴)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해 공급이 줄어든다. (출처=크립토닷컴)

◇2분기 비트코인 ‘반감기’와 규제 이슈…다소 조용한 횡보장=2분기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따른 신고가 경신 등 뜨거운 1분기를 보낸 직후 다소 조용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원동력 중 하나인 반감기가 4월에 도래했으나, 현물 ETF로 인한 1분기 비트코인 상승 폭이 워낙 커 단일 이벤트로는 체감될 정도의 시장 변화가 발생하진 않았다.

2분기에는 시장보다는 규제 측면에서 일부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 우선 5월에는 창펑자오 전 바이낸스 CEO가 자금세탁방지법 및 금융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창펑자오 CEO가 법적 다툼보다 당국과의 합의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며 실형을 살게 된 것을 두고 “가상자산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6월 유럽에서는 포괄적인 가상자산 시장 규제법안인 미카법이 시행됐다. 미카법은 유럽 내에서 코인을 발행·유통할 경우 현지 법인 설립 및 라이선스 취득을 강제하고, 백서 등 공시 의무를 관리감독함으로써 이용자 보호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가상자산을 △자산준거토큰 △전자화폐토큰 △기타 토큰 등으로 구분해 차등 규제해 산업 육성을 위한 틈을 마련하기도 했다. 같은 달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 산하에 가상자산을 전담하는 가상자산과가 신설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월 27일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내슈빌(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월 27일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내슈빌(미국)/AP연합뉴스

◇3분기부터 연말까지 주인공은 ‘트럼프’…“미국 비트코인 수도 만들겠다”=3분기부터 연말까지 가상자산 시장의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화당 대선후보 시절 트럼프는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개최된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과 가장 대표적인 반 가상자산 인사인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해임 등을 약속하며 투자자들의 강력한 호응을 얻었다.

같은 달에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되기도 했다. 다만, 올해 출시된 현물 ETF에서는 이더리움의 자산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스테이킹이 빠지면서 그 매력도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연말까지 35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입됐으나,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27일(현지시간) 기준 약 27억 달러의 자금만 유입된 상황이다.

8월 초 블랙먼데이에 비트코인 급락하며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8월 발표된 미국의 7월 경제 지표가 경기 둔화를 가리키며 미국 주식 시장이 최근 2년 사이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이런 공포가 아시아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에까지 전염되며 블랙먼데이 당일 비트코인 가격은 5만8000달러 선에서 시작해 한때 최저 4만9000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7월 19일 투자자보호를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며 가상자산 제도화의 첫발을 뗐다. 다만 6월 시행된 미카에 비해 업계를 포괄적으로 규율하지 못한다는 한계와 함께 투자자 보호라는 목적에 맞게 대부분 금지와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업권 포괄 및 산업 육성을 담은 2단계법 제정에 대한 요구가 큰 상황이다.

법 시행 한 달여 만인 8월 말에는 2023년 6월 이용자들의 출금을 중단한 국내 가상자산 예치업체 하루인베스트 대표가 관련 재판 도중 법정에서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분기, 트럼프 당선에 비트코인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한국에선 ‘계엄 쇼크’=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트럼프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선거 기간 동안 친 가상자산 공약을 쏟아낸 트럼프가 11월 6일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11월 6일(현지시간) 선거 당일에만 6만9000달러 선에서 7만5000달러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이후 약 한 달 반 동안 급등세를 이어갔다. 대선 기대감에 10월 들어 다시 국내에서도 1억 원을 탈환한 바 있는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사상 처음 10만 달러 돌파하며,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은의 시총을 뛰어넘기도 했다.

▲11월 25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투자자 A씨는 "시장을 지금까지 방치해온 상황에서 과세까지 진행한다는 점이 납득되지 않아 시위에 나섰다"고 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11월 25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투자자 A씨는 "시장을 지금까지 방치해온 상황에서 과세까지 진행한다는 점이 납득되지 않아 시위에 나섰다"고 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4분기 글로벌, 특히 미국에서는 정치(대선) 이슈로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를 탄 반면 국내에선 정치 이슈로 인해 투자자 불만과 공포가 이어졌다. 당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패키지 법안으로 언급되던 가상자산 과세가 여야의 금투세 폐지 합의 이후에도 강행될 조짐이 보이며 투자자 분노가 폭발했다. 당시 여러 국내 가상자산 인플루언서가 트럭 시위와 1인 시위를 이어갔고, 민주당에서 코인 과세 강행을 주장하는 의원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29분께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8826만 원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했다. (출처=업비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29분께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8826만 원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했다. (출처=업비트)

코인 과세 논의가 매듭지어지기도 전인 12월 3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비명을 질렀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자정 사이 국내 가상자산 원화거래소에서 거래되던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글로벌 가격 대비 최소 30~40% 하락하는 ‘패닉셀’ 사태가 발생했다. 사태 발생 몇 시간 뒤 대부분 가상자산 가격은 글로벌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글로벌 시장과 단절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취약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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