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 론칭…백화점 식품관 잡는다

입력 2024-12-31 13:30 수정 2025-01-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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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망고 등 ‘프리미엄 프레시’ 상표 붙여 판매 시작

프리미엄 식품관 ‘로켓프레시 프리미엄’ 리뉴얼
특허청에 ‘프리미엄 프레시’ 상표 출원도
식품 수요 늘자 가성비·고급화 투 트랙 전략
프리미엄 식품·뷰티, 백화점과 사업영역 겹쳐

▲쿠팡 과일PB ‘프리미엄 프레시’로 출시한 애플망고  (사진제공=쿠팡)
▲쿠팡 과일PB ‘프리미엄 프레시’로 출시한 애플망고 (사진제공=쿠팡)

쿠팡이 직매입 고품질 과일에 한해 ‘프리미엄 프레시’ 라벨을 붙여 신선식품 고급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화장품에 이어 신선식품에도 고급화를 꾀해 차별화 상품에 역점을 두는 셈이다. 이커머스업계는 시장점유율 1위 쿠팡이 그동안 약체로 꼽혔던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높여, 프리미엄 식품 강자인 백화점을 맞수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은 12월 말 기존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 파인 테이블을 ‘로켓 프레시 프리미엄’으로 리뉴얼했다. 정육, 수산, 과일, 베이커리, 계란·유제품 등 총 12개 상품 카테고리에서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한다.

특히 이번 리뉴얼을 통해 쿠팡은 일부 과일 상품에 별도의 ‘프리미엄 프레시’ 상표를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쿠팡이 자체적으로 과일 상품을 선별, 직매입하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브랜드를 론칭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쿠팡은 24일 특허청에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상표를 출원했다.

프리미엄 상품인 만큼 가격 역시 일반 상품보다 비싸다. 쿠팡의 프리미엄 프레시 사과(대과)의 100g당 가격은 2575원이다. 일반 사과(대과)의 100g당 가격이 1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2.5배 높은 셈이다. 현재 쿠팡이 일부 과일 상품에만 PB ‘프리미엄 프레시’ 상표를 적용하고 있으나 향후 정육, 수산, 유제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쿠팡이 특허청에 상표 출원한 프리미엄 과일PB  '프리미엄 프레시'  (사진제공=특허청)
▲쿠팡이 특허청에 상표 출원한 프리미엄 과일PB '프리미엄 프레시' (사진제공=특허청)

쿠팡이 신선식품 고급화를 강화하는 건 이커머스를 통한 식품 구매가 꾸준히 늘자 이들 수요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커머스의 식품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23.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상품의 평균 매출 신장률이 약 16%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온라인 식품 구매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기존 쿠팡 고객층인 가성비 수요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수요까지 동시에 잡겠다는 취지다. 쿠팡의 성장 요인 중 하나가 로켓프레시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1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당일이나 익일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농어촌 산지로부터 직매입을 늘려 농어민들에게 중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에게는 시간과 비용 모두 절약하는 기회를 제공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로켓배송으로 대형마트를 제친 쿠팡이 다음 사업 경쟁상대로 백화점을 낙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에 이어 프리미엄 프레시까지 백화점의 고급화 전략과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인천점에 2024년 프리미엄 뷰티관을, 2023년에는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를 열었다. 또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하 식품관을 시작으로 리뉴얼을 실시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현재 리뉴얼 중인 강남점 식품관을 2025년 마무리 짓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식품관 규모는 1만9834.7㎡(6000평)규모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중동점에 식품관과 뷰티파크,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차례로 열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공산품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워 왔기 때문에 식품, 뷰티, 패션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뷰티에 이어 식품 프리미엄화로 백화점과 경쟁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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