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우크라이나발 겨울철 난방비 폭탄 우려...천연가스 16% 폭등

입력 2024-12-3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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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선물가격 16% 폭등
러시아산 천연가스 유럽 공급 차단 우려
프랑스 등 유럽 국가 1월 한파 예고...난방 수요 증가 전망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보야르카의 천연가스 저장 및 운송 파이프라인이 보인다. 보야르카(우크라이나)/AP뉴시스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보야르카의 천연가스 저장 및 운송 파이프라인이 보인다. 보야르카(우크라이나)/AP뉴시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겨울철 날씨로 접어들게 된 가운데 난방비 급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16.4% 뛴 100만BTU당 3.936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22년 1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라고 마켓워치는 짚었다. 장중 한때 상승 폭은 20%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 국제유가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0.55%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있다. 우크라이나가 31일에 종료되는 운송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1월 1일부터 자국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운송을 중단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 천연가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 한때 35%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르웨이, 미국, 카타르 등으로 공급처 다변화를 진행했으며,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 결과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를 통해 매년 보내는 천연가스는 유럽 전체 수요의 5%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올해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약 45% 상승해 서민 경제의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 이마저도 아쉬운 상황이다.

특히 기상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유럽 주요국이 예년 평균보다 낮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겨울철 에너지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상예보 업체 막사르 테크놀러지는 1월 초 영국과 프랑스, 독일, 북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한파가 한 달 내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의 내년 1월 초 평균 기온은 최저 마이너스(-) 3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예년 평균보다 8도 낮은 수준이다.

컨설팅 회사인 에너지 애스펙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유럽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의 마지막 경로 중 하나를 잃는 것은 이미 타이트한 (유럽) 천연가스 시장에 더 큰 압박을 가하고, 국제 천연가스 가격을 더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는 29일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송 중단으로 유럽 가정과 기업이 가스 가격 상승으로 연간 400억~500억 유로(약 61조~76조5500억 원)의 추가 비용과 연간 600억~700억 유로의 추가 전기료를 부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EU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통한 러시아 가스 수송 중단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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