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코노미의 해…5000만 표가 증시 명암 가른다

입력 2025-01-01 08:46 수정 2025-01-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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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 계엄사태 등으로 안갯속
기업실적·금리인하가 주가 견인
트럼프‘ MAGA’에 美 시장 출렁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가 경제를 휘두르는 폴리코노미(Policonomy·정치와 경제의 합성어)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갇힌 국내 증시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증시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의 정책에 주가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30일 2399.49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년 말(2655.28p) 대비 255.79p(9.63%) 하락한 수치다.

국내 증시는 지금 사실상 시계제로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코스피는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가 이를 무효화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며 2400선을 내줬다. 원·달러 환율이 1480원으로 치솟는 등 15년 만에 최고치를 찍고 외국인 투자자는 3일 만에 1조 원 이상 매도하면서다.

韓 증시 첩첩산중

당장 올해 증시 전망도 안갯속이다.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원화 약세와 내수 부진, 수출 둔화 우려 등 악재도 산재해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도 하반기에는 회복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면 2분기부터는 신정부 출범과 경기부양책 기대가 증시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박스권을 면치는 못하겠으나 하반기가 조금 더 나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말했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실적이 주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조정 되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232곳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46조 원으로 한 달 전 추정치보다 18%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주가도 5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한국 증시의 이익 전망 조정 모멘텀은 1~2월에 약하다”며 “이익 모멘텀은 주가에 5~6개월 후행하기도 해 둔화된 이익 모멘텀이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익 모멘텀 자체보다도 2분기 이후에도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이 지속될 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금리인하는 대개 주식시장에 호재로 인식되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시작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 안정세를 이어가고 성장의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융 안정 리스크(위험)에도 유의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기조로 한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Fed의 매파적 기조가 강화돼 원화 약세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증시 낙관론도

미국 증시 역시 트럼프 2기 정부 시대로 인해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우선주의(MAGA)’를 외치는 트럼프 정부가 시행을 예고한 관세 인상, 보조금 폐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주요 정책이 시장을 출렁일 수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대중국 관세 60% 인상과 보편적 기본관세 10~20% 부과를 추진할 예정인데 보편적 기본관세의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야기할 수 있어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형주보다 외부 차입 자금이 많은 중소형주는 금리에 민감해 불리할 수 있다.

규제 완화의 경우 인공지능(AI), 가상자산, 금융, 자율주행 등 빠른 시일 내 정책 집행이 용이한 업종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은 올해 미국 증시도 상승장을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26개 금융기관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내년 말 기준 S&P500 지수 목표가 평균치는 6508로 꼽았는데 이날 종가 대비 10.2%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흐름을 근거로 “현재의 강세장이 내년에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를 정도로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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