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골드’ 동충하초, 기후변화로 사라질 위험

입력 2025-0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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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기온 상승, 곰팡이 서식 어려워져
동충하초, 서식지 주변 가구 경제 주수입원
전문가 “통제만으로는 지속가능성 담보 어려워”
“생산량 확대 등 다양한 방법 고민해야”

▲동충하초. 게티이미지뱅크
▲동충하초. 게티이미지뱅크

금보다 비싼 곰팡이, 동충하초는 고산 목초지에서만 발견되는 건강식품이다. 1993년 동충하초 보충제를 섭취한 중국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선수들이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7년에는 ㎏당 가격이 14만 달러(약 2억 원)로 뛰어 금값의 세 배에 달했다.

특히 히말라야 산맥이 동충하초의 주요 생산지여서 동충하초는 ‘히말라야 골드’로도 불리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네팔에서 동충하초 수확량이 매년 감소하면서 주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최근 미국 외교 전문자 더디플로맷이 소개했다.

일차적으로는 그간의 과도한 수확이 원인으로 꼽힌다. 번식이 가능한 동충하초보다는 94%의 곰팡이가 포자를 생산하고 번식하기 직전 수확되기 때문에 번식하지 못한 개체만 남게 돼 갈수록 개체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수확량 감소 원인은 기후변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겨울 눈이 내리는 시기와 적설량이 봄 동충하초 수확량에 주요 결정 요인인데, 현지 수확자들에 따르면 눈이 10~12월쯤 내릴수록 수확량이 좋다. 반면 최근 기후변화로 1~3월 눈이 더 자주 내리면서 동충하초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곰팡이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9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상 동충하초 서식지 겨울 기온 역시 크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글로벌 학제 간 연구소의 우탐 바부 슈레스타 소장은 “이미 강도 높은 수확이 계속 이어져온 상태에서 지금도 동충하초가 생장하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면서 “자연이 우리를 돕는 한 동충하초의 수확이 계속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가의 건강식품 동충하초는 네팔과 부탄, 티베트 고원, 인도의 외딴 산악 지역의 주 수입원으로 자리잡아왔다. 히말라야에서는 5, 6월 동충하초 서식지 주변 주민들이 모두 수확에 나설 정도로 해당 지역 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1년 네팔에서는 동충하초 무역이 합법화됐고, 현재 동충하초는 서식지 주변 가구 소득의 50~70%를 책임지고 있다.

동충하초는 곰팡이 포자가 토양 속 나방 유충을 감염시켜 자라난다. 곰팡이가 죽은 애벌레 껍질에 싹을 틔우고 버섯 형태로 자라게 된다. 비만, 발기부전부터 암 치료까지 다양한 치료에 사용되지만, 아직까지도 동충하초의 의학적 특성이 규명되지는 않았다고 더디플로맷은 설명했다.

동충하초의 효능은 티베트 고대 문헌에도 설명돼있고, 수세기 동안 전통 티베트 및 중국 의학에서 사용돼왔다. 특히 1993년 중국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여성 선수들의 세계 신기록 비결이 동충하초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네팔에서 동충하초 가격은 10년간 2300% 폭등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에 주 수입원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슈레스타 소장은 동충하초의 지속 가능한 수확을 위해서는 현지 기관의 역량 강화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방 시의회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천연 자원을 관리할 수 있다”면서 “다만 충분한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관리 규정을 만들기 위한 과학적 데이터가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팔 일부 지역에서는 동충하초 수집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외부인은 동충하초를 채집할 수 없고, 허용된 수확도 정해진 기간에만 가능하다. 슈레스타 소장은 더 다양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제만으로는 사회경제적 가치가 높은 자원을 유지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생산량 확대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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