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을사년 새해맞이 신년사에서 글로벌 선진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024년 의약품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이날 시무식을 통해 “창립 100주년을 바로 앞둔 해인 만큼 중장기적인 목표인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위해 투철한 책임감과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부별 수립된 목표를 달성하라”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고, 최근 유럽 시장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조 사장은 “올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신창래(開新創來)’의 마음으로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새로운 길을 창조해 나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뛰어난 성장을 이룩하자”면서 “수익구조 안정화와 함께 신약개발 등 핵심과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과를 조기 창출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해 홍역을 앓은 한미약품그룹은 신년사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글로벌로 전진하겠다’라는 의지를 담았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2일 그룹사 전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지난 한 해 많은 성과를 이끌어 낸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지혜와 결단, 그리고 유연함을 상징하는 푸른 뱀처럼 창조적 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자”고 격려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 중동 지역 완제품 수출,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공격적 개발 성과 등을 이뤄냈다. 송 회장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한미약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면서 “올해는 허물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 더욱 크게 성장하는 지혜로운 뱀과 같이, 한미약품그룹도 구각을 탈피하고 본격적으로 전진해 글로벌로 힘차게 날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근당도 글로벌 경쟁력 구축을 위해 임직원 모두의 역량이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자원과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연구개발 부문에서 보다 혁신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AI 등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합성신약은 물론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같은 항체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의 분야에서 종근당만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는 “우리 그룹이 쌓아온 유구한 역사 속에는 위기에 굴하지 않고 우리가 목표한 바를 이뤘던 DNA가 있다”면서 “도전적인 환경 속에서도 동아쏘시오그룹의DNA는 항상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냈다. 새로운 시작점에서 임직원들이 서로 믿고 격려하고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불안정한 국내 환경에도 불구하고 양 날개로 날아오르기 시작한 GC녹십자의 견고한 힘을 믿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신년사를 발표했다.
허 대표는 “글로벌 진출 원년이었던 2024년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안착이라는 전사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고, 기대 이상의 첫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제2, 제3의 신약이 연이어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마침내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2024년을 ‘대웅제약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해’라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년사에서 언급했다. 박 대표는 올해 5대 경영방침으로 △고객 가치 향상 △글로벌 인재 육성 △혁신 신약 개발 통한 글로벌 리더 도약 △1품 1조 글로벌 신약 육성 △디지털 신사업 집중 육성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효율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적의 도구들을 활용해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모든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 나가자”면서 “1품 1조는 단순한 매출 목표를 넘어 글로벌에서 K-제약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인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3대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개별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당부했다.
일동제약그룹도 이날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지표를 ‘ID 4.0, 경쟁 우위 성과 창출’로 설정하고, 2대 경영 방침에 △매출 및 수익 성과 창출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 가능 사업 체계 구축으로 정했다. 박대창 일동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성과를 이끌어 내고 2025년을 ‘이기는’ 한 해로 만들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