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아진 대출 문턱…"신용점수 950점 넘겨야 마통 뚫는다"

입력 2025-0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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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1-0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5대은행, 마이너스통장 평균 신용점수 953.3점
전년보다 7.6점 올라
은행들 연체율 오르자 심사 강화
950점 넘는 초고신용자 위주 영업에 돈 빌리기 어려워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 조절에 나서면서 마이너스 통장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마통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가 950점을 넘어선 것은 물론 한도도 대폭 쪼그라들었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지난해 11월 말 신규로 마통을 개설한 이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53.3점(KCB 기준)으로 전년 동기(945.7점) 대비 7.6점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962.9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신한은행 958.8점 △국민은행 957점 △하나은행 949점 △농협은행 938.6점 순이었다.

마통이란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정해진 대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한도 대출’ 상품이다.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자주 활용하는 상품으로 직장인들의 비상금 역할을 한다.

마통을 신규로 개설하는 차주들의 평균 점수가 950점을 넘어섰다는 것은 그만큼 허들이 높아졌다는 뜻이다.5대 은행의 평균 신용점수는 2023년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해 1월 955.4점을 시작으로 8월 959.7을 기록, 960점에 근접했고, △9월 947.8점 △10월 955.9점 △11월 953.3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평균 신용점수가 높아진 이유는 연체율이 상승하자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8%로 전월 말(0.45%) 대비 0.03%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마통을 포함한 신용대출 연체율은 0.07%p 뛴 0.76%로 집계됐다. 마통 개설 기준이 까다로워지자 신용점수 950점 이상인 초고신용자를 위주로 대출을 내줬다는 얘기다.

문제는 개인의 신용점수가 상향 평준화되는 ‘신용점수 인플레’가 함께 심화하며, 은행권의 대출 판단 기준이 실질적으로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점수의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신용점수를 부분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고 자체적인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대출 심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늘었다.

신용점수 인플레가 심각해지면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고신용자들은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밀리고 있다.

고신용자의 리볼빙 금리도 높아졌다. 카드사가 신용점수 900점 이상 고신용자에게 적용한 리볼빙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12.64%~16.19%로 전년 동기(12.47~15.96%)보다 높아졌다.

올해도 은행의 대출 문턱이 낮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연초 대출 한도를 새롭게 설정해 줄줄이 제한을 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계속될 예정이어서다. 당국은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가계대출을 월별·분기별로 관리할 계획이다. 전세자금 대출 보증 비율 하향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예고 등 새해 가계대출 관리 방향도 마련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마통 개설 기준도 깐깐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대출을 내주는 것보다 건전성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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