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의장 “메디컬과 합체한 웨어러블 로봇, 확장성 무궁무진" [인터뷰]

입력 2025-01-06 18:1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웨어러블 로봇 확장성 무궁무진
공동 창업 통해 기술ㆍ의학 융합
정책이 기술 혁신 뒷받침해야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의장. (사진제공=엔젤로보틱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의장. (사진제공=엔젤로보틱스)

“저출산과 고령화는 우리가 마주해야 할 피할 수 없는 미래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회에 머물며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술적 솔루션이죠. 웨어러블 로봇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술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의장은 웨어러블 로봇의 발전과 미래에 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공 의장은 로봇 전문가 중에서도 다양한 로봇 제작 경험과 통찰력을 함께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인체에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 전문기업이다. 공 의장이 201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시절 창업했다. 그는 현재 엔젤로보틱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근 국제 사이보그 올림픽으로 불리는 ‘사이배슬론’ 대회의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 의장은 웨어러블 로봇이 단순한 보조 기기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 의장은 “처음 웨어러블 로봇을 접했을 때는 그저 로봇의 한 분야로 생각했지만 파고들수록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이 보였다”며 “장애 극복에서부터 재활 의료, 레저, 국방, 산업 등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활용이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모든 사람의 체형에 대응할 수 있고, 착용한 상태에서도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하다. 경량화 및 착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더욱 많은 사람이 웨어러블 로봇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4년 25억5000만 달러(약 3조5184억 원) 규모의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29년 102억5000만 달러(약 14조1429억 원) 규모로 4배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데 보조력이 지나치게 강하면 사용자 의도를 넘어설 위험이 있고, 반대로 약하면 웨어러블 로봇의 기능이 저하된다. 재활의학 전문가인 나동욱 세브란스 재활의학과 교수와 공동 창업을 통해 사용자 의도 파악 기술과 힘 제어 기술이라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공 의장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웨어러블 로봇의 경량화에 집중했다”며 “보조력을 제공하면서도 착용자의 움직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설계하기 위해 내부 부품을 최소화하고, 원하는 출력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부품을 자체 제작했다”고 밝혔다.

디자인은 사람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웨어러블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초기에는 로봇을 감추고 숨기는 방식에 집중했지만, 실제 사용자들은 오히려 ‘로봇다운’ 외형에 더 큰 공감과 흥미를 느꼈다는 게 공 의장의 얘기다. 그는 “로봇을 입고 재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은 ‘아이언맨이 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이는 디자인 전략의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웨어러블 로봇 개발 초기 공 의장은 고령자를 환자로 오해하고, 보조기를 제공하면 만족할 것이라는 착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2019년 처음 개발한 엔젤슈트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지향하는 로봇 보조기로 설계했으나 실제 고령층 사용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 고객이 원하는 방향을 깨닫게 됐다.

그는 “환자는 재활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건강한 고령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보조’가 아닌 ‘보호’였다”며 “재활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의료기기 수준의 정밀한 치료 장비가 요구됐지만, 건강한 고령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신체를 보호하고 활동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용자와의 소통은 기술적 진보뿐 아니라,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제품 설계와 개발 방향을 제시해 주는 소중한 기회”라고 했다.

이 같은 피드백을 통해 엔젤로보틱스는 제품 개발의 방향을 명확히 나누게 됐다. 재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의료기기형 재활 로봇을 개발하는 동시에, 건강한 고령자를 위한 보호 중심의 웨어러블 기기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공 의장은 병원뿐 아니라 집과 일상생활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고 연결하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단순히 제품 사용에 그치지 않고,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로 이어져 사용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공 의장은 “이 모든 변화는 개발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웨어러블 로봇이 옳은 방향이라고 믿는다면, 기술뿐 아니라 사회, 정책, 문화적으로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정책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가 함께 발전해야 웨어러블 로봇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소속사 옮기는 이유 있어"…SM엔터 '홀대 논란', 태연만의 문제 아니다 [이슈크래커]
  • “바닥이다, 주워라”…외국인, 삼전·하이닉스로 컴백
  • 올해는 얼마 줄까…직장인들이 기대하는 연봉 인상률은 [데이터클립]
  • 트뤼도 캐나다 총리 10년 만에 물러난다…트럼프 “미국과 합병해야”
  • 신용카드 할부, 몇 개월로 하는 게 경제적일까? [경제한줌]
  • 尹측 “내란죄 철회? 그럼 대통령 탄핵소추 각하해야”
  • 코스피, 개인·기관 ‘팔자’에 2500선 회복 실패
  • 면역항암제도 피하주사 개발 경쟁…K바이오 속도낸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1.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3,852,000
    • -3.89%
    • 이더리움
    • 5,065,000
    • -6.41%
    • 비트코인 캐시
    • 657,500
    • -6.8%
    • 리플
    • 3,418
    • -3.88%
    • 솔라나
    • 304,400
    • -5.64%
    • 에이다
    • 1,510
    • -7.19%
    • 이오스
    • 1,242
    • -8.14%
    • 트론
    • 378
    • -4.06%
    • 스텔라루멘
    • 627
    • -5.4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1,150
    • -5.69%
    • 체인링크
    • 32,070
    • -8.74%
    • 샌드박스
    • 937
    • -9.5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