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시장이 엎치락뒤치락 등락 끝에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1일)는 캐터필라 효과로 7일 연속 상승했다.
자금조달 성공에도 불구 CIT그룹의 파산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면서 주요지수는 장중 약세전환하기도 했으나 2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3배나 웃돈 캐터필라의 실적발표에 힘입어 다시 상승반전했다.
그러나 벤 버냉키 美 연준 의장이 "높은 실업률 등으로 출구전략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힌 점이 경기 우려를 자극해 반등폭은 제한됐다. 3포인트 가량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장중내내 보합권을 넘나드는 좁은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대비 5.05p(0.34%) 오른 1494.04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164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7거래일 연속 '바이코리아 행진'을 이어간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79억원, 1372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하며 연이은 지수 상승을 경계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2558계약 매수우위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매수(+898억원)와 비차익거래 매도(-875억원)가 대립, 23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환율이 7거래일째 하락했지만 반발매수심리로 인해 낙폭은 미미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50원 내린 1248.00원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등락이 엇갈렸다.
상해종합지수(2.60%)와 닛케이지수(0.74%), 가권지수(0.46%) 등이 급등 부담을 딛고 오름세를 기록한 반면, 항셍지수(-1.30%)와 홍콩H지수(-0.96%), 싱가포르지수(-0.14%)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주도株 시세 노화, 철강·조선·기계 순환 상승
코스피지수를 1500선 가까이 올려놓은 IT, 금융주들이 상승 피로를 노출하며 대부분 약세를 보인 가운데,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철강 등의 소재, 산업재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2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 등 깜짝실적을 발표한 LG전자가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1.1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대장주 삼성전자가 0.58% 하락했고 하이닉스(-1.17%), 삼성SDI(-0.48%), LG디스플레이(-0.13%), 삼성이미징(-2.11%), LG이노텍(-5.79%) 등의 IT 대형주들이 줄줄이 약세로 마감했다.
쌍두마차의 한축을 담당했던 주요 은행주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KG금융(-1.12%)과 신한지주(-2.12%), 우리금융(-3.50%) 등의 시가총액 상위 은행주들이 금융지주회사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도 하락했다. 반면 최근 부진했던 외환은행(0.95%), 하나금융지주(2.88%)와 기업은행(2.04%)은 오름세를 탔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철강금속(2.13%)과 운수창고(1.54%), 운수장비(1.35%), 비금속광물(1.31%), 기계(1.00%) 업종의 강세가 돋보였고, 전기전자(-0.65%)와 금융(-0.35%), 의료정밀(-1.69%) 등은 떨어졌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POSCO(2.61%)와 한국전력(0.81%), 현대차(0.60%), 현대중공업(3.69%), SK텔레콤(0.84%), 현대모비스(2.04%) 등이 지수 상승에 기여했고, 대한전선(5.91%), 현대하이스코(5.88%), 남해화학(5.66%), 한라공조(4.46%), 유한양행(4.32%), SK네트웍스(4.03%), STX팬오션(3.96%) 등의 상승폭이 컸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넥센타이어(6.04%)가 장중 13% 가까이 급등했고, 노루페인트가 공장용지 개발 기대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윈도7 출시가 한달가량 앞당겨졌다는 소식에 유니텍전자, 피씨디렉트(이상 상한가), 제이씨현(8.20%), 제이엠아이(7.24%) 등의 윈도7 테마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윈도7 수혜주로 꼽히는 다우데이타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요건 충족을 통보받았다는 소식에 장 초반 상한가에 진입한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 3.12% 오름세로 마감했다.
행복도시 '광역자전거 교통체계 구축' 방침에 힘입어 자전거주들이 이틀째 급등했다. 에이모션과 참좋은레져가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3노드디지탈(상한가), 삼천리자전거(9.57%), 극동유화(6.74%) 등이 급등했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직권상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디어 관련주들이 법안 통과 기대로 일제히 급등했다.
iMBC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YTN(8.86%), SBSi(7.76%), ISPLUS(6.00%), 디지틀조선(5.04%) 등의 미디어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장중 12% 가까이 급등했던 온미디어는 강보합(0.63%) 마감했다.
모아텍(6.11%)은 자회사 하이소닉의 상장 내지는 합병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간에 투자하라
국내증시의 레벨업에 이어 미국 S&P500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레벨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상승탄력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박스권 상단에서 이렇다할 위축없이 오르고 있어 돌발악재가 없다면 한차례 분출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물론 950선 장악에 실패한다면 조정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변곡점 구간이기도 하다.
경제의 온도계로 간주되는 유가는 20일선을 회복하며 순항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낙폭의 절반수준을 회복한만큼 한차례 숨고르기 가능성은 열려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출구전략에 대해 시기상조임을 밝히고, 장기국채 매입 프로그램의 기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며 경기회복을 돕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만 사실 시장에서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경기회복 징후가 뚜렷해 출구전략을 서서히 도입하겠다"는 언급이 나와 줄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했다.
그러나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까지도 높일 수 있는 이날 발언에 대해 시장은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건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코스피지수의 상승탄력 둔화나 원/달러 환율의 하방경직성 강화(이틀간 하락폭 2.20원)에서 나타나듯 단기간 백포인트 이상 급등한 증시에 언제든 기술적 조정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투자가들이 개인들과 정반대로 줄기차게 매수하는 것은 투자기간 설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소간의 부침이 있더라도 증시가 정배열을 구축하며 상승각을 잡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구체화될 '경기 회복'과 더불어 기조적인 상승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을 외국인들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시안적으로 단기 조정을 염려해 발빠르게 매도해 놓은 개인 투자자들이 향후 조정이 오면 과감하게 매수에 가담할 수 있을지, 매수에 나서더라도 큰 수익이 날 때까지 보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긴 안목에서 경기회복 수혜주, 턴어라운드주들을 꾸준히 저가에 모아나가는 전략이 궁극적인 수익률 제고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량주를 전제로 언제나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주도주들의 시세탄력이 현저히 둔화되는 반면 그간 덜오른 철강, 조선, 기계주들이 선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주도주 교체보다는 순환매 정도로 풀이된다.
지금은 경기 바닥 내지는 경기회복 초기국면이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확장국면에 진입하기까지는 산업재 대비 (실적개선 강도가 높은) IT, 금융주들의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수 마인드를 견지하되 순환상승만으로는 증시가 가파른 상승기울기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수 템포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증시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단기 숨고르기(기간조정) 국면에 진입한다면, 기존 주도주들의 저가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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