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1년’ 태영건설, 조기 졸업 기대감 솔솔… PF 정상화는 숙제

입력 2025-01-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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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기업재무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1년이 지났다. 업계에선 건설업 전반의 유동성 위기론까지 제기됐지만,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9983억 원, 영업이익은 68억 원이다. 워크아웃 직전 4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991억 원이다.

종속기업들의 수익과 함께 자회사 계열사의 지분법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란게 태영건설 측의 설명이다.

태영건설은 지난달 워크아웃 신청 후 처음으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공사비 1280억 원 규모의 경기 의정부 장암6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재개발 사업 수주를 민간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 신호로 해석한다.

아울러 태영건설은 지난해 서산-당진 고속도로 3공구 사업(1492억 원)과 경기 광명시 자원회수시설 공사(599억 원), 경기 포천시 하수관로정비사업(415억 원) 등 공공 발주 사업을 다수 수주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조기 졸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주 활동을 지속 중인 데다 재무구조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태영건설은 건설업 호황기 당시 무리하게 확장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으로 인한 재무 건전성 악화를 이기지 못해 2023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의 PF 대출 잔액은 약 4조4100억 원, PF 우발채무 규모는 3조5000억 원이다.

이는 당시 태영건설 자기자본의 3.7배로 계열사 지분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해 3월에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2023년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5626억 원을 기록,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에 빠져서다.

태영건설은 자구책으로 태영인더스트리(물류 계열사), 에코비트(환경 계열사), 블루원(골프장 운영 계열사) 등 매각과 출자전환, 영구채 발행 등을 제시했고 현재 대부분 이행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자본잠식을 해소하며 10월부터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2023년 말 1154.2%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누적) 747.7%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 규모는 2조7035억 원에서 1조8279억 원으로 32.4% 줄었다.

다만 건설 업황이 부진과 정치적 불안 등을 고려하면 아직 마음을 놓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채권단의 협의를 통해 2024년 초부터 향후 3년간 PF 채무 상환을 유예하기로 한 태영건설은 각 사업장의 대주단과의 협의를 통해 사업 계속 진행과 경·공매 여부 등을 논의해 왔다. 정부는 올해 PF 사업장 지원을 위해 약 60조 원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PF 정상화 지원펀드 등도 시행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수 사업장에서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사업성 개선이 지연된 만큼, 남은 워크아웃 기간은 부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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