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골프, 재미는 '굿스윙' · 관절 건강은 '헛스윙'

입력 2009-07-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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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골프장은 위험하다. ‘폭탄’ 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화력을 가진 폭발물이 아닌 건강을 위협하는 ‘폭탄주’ 말이다.

중년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주말 골퍼’들이라면 게임 전 또는 중간에 ‘폭탄주’를 마신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갑갑한 도시에서 벗어나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자연에서 라운딩을 돌다 보면 술 생각이 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필드에서의 술 유혹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미국의 스포츠전문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美 PGA선수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이‘음주 골프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어깨- 술 기운에 휘두른 과도한 스윙이‘회전근개파열’ 불러

음주 골프는 정신을 몽롱하게 해 평소보다 과도한 스윙을 하게 만든다. 이는 어깨 부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술은 몸의 중심을 잃게 만들고 올바른 스윙 폼을 구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어깨 관절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질환이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을 들고, 돌리는 4개의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손상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아직 안정적인 자세를 갖추지 못한 초보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또한 운동 후, 통증 부위가 어깨라는 점 때문에 ‘오십견’으로 오해 받는 경우도 많다. 회전근개파열은 충분한 사전 스트레칭 만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신 상태에서의 스트레칭은 전혀 효과가 없기 때문에 부상 가능성 또한 커진다.

◆허리-골프 공 칠 때 평소보다 허리부담 2.2배...중심 잃으면 허리에 큰 부담

허리는 전후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 시에 상대적으로 더 큰 압박을 받는다. 골프는 허리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허리 부상 우려가 매우 크다.

골프 공을 치는 순간 허리로 전달 되는 압박은 평소 서있을 때 보다 약 2.2배 정도나 된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의 허리 중심을 흔들리게 해 척추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술 기운에 장타를 치고 싶은 욕구까지 더해져 허리를 지나치게 비틀거나 과도하게 체중을 실어 스윙을 하기도 한다. 이런 자세는 허리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주게 되므로 다음날 아침에 큰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엉덩이- 고관절 부담이 많은 골프에서 음주 더욱 치명적

음주로 인해 발생되는 심각한 관절 질환이 있다. 혈액순환 장애로 넓적다리와 엉덩이 뼈인 고관절이 썩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대퇴골절무혈성괴사'다.

아직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학계에서는 장기간의 음주가 혈관에 지방성분과 혈액응고인자를 증가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로 40~50대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해 우리나라 주말 골퍼들의 ‘폭탄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온다.

골프는 엉덩이를 고정시키고 허벅지에 힘을 준 상태에서 큰 회전을 이용해 즐기는 운동이기 때문에 고관절 부위에 상당한 부담이 반복적으로 전달된다.

만약 평소 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데 폭탄주와 같은 술을 무절제하게 마신다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릎- 무리한 골프 스윙,‘반월상연골판’손상 유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어니 엘스, 그리고 슈퍼땅콩 김미현 등 이들 3명의 프로 골퍼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관절내시경 수술을 비롯한 ‘무릎 관절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골프는 무릎 관절 보호에 신경을 쓰면서 해야 하는 운동이다. 다리가 상체를 안정적으로 지탱하지 못한 상태에서 스윙을 하게 되면 무릎 뼈의 완충작용을 돕는 ‘반월상연골판’이 손상 될 수 있다.

골프 공이 임팩트 되었을 때 지지축 역할을 하는 무릎에는 본인 체중의 10배 정도의 부담이 가해진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골프를 치게 되면 안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없어 무릎에 심한 부담이 전달되고, 이런 동작이 반복 되면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해 연골 마모 현상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은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치게 되면 평소보다 격한 플레이를 하기 쉽고, 알코올의 탈수작용으로 피로가 쉽게 찾아온다”면서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술은 관절염과 통풍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관절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벙커샷하는 최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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