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ES 덮는 새 물결…AI 경쟁력 없인 미래도 없다

입력 2025-01-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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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역대 최대 규모인 160개국·지역에서 4800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 한국 기업은 미국(1509개), 중국(1339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031곳(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 집계)이 참여해 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친다. 참가 기업 수가 1000개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CES의 주제는 ‘다이브 인(Dive in)’이다. 기술을 통해 연결하고(Connect) 문제를 해결하며(Solve)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자(Discover)는 메시지를 담았다. 지난해에 이어 인공지능(AI)이 관통하는 키워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인류의 삶에 깊이 파고든 AI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챗GPT 열풍을 넘어 실생활을 변화시킨 AI 기술이 집중 조명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8년 만에 CES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주목할 것은 AI 기술 변화상만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새로운 콘셉트카를 선보일 모빌리티, 실제와 가상현실을 오가는 확장현실(XR),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도 관심을 끈다. AI 시대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에너지 전환 솔루션도 소개된다.

양자컴퓨팅도 빼놓을 수 없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0과 1로 데이터를 표시하는 기존 컴퓨팅과 달리 양자 상태에서 0과 1을 동시에 처리해 표현할 수 있다. 구글이 최근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 기업 활약상도 기대를 모은다. 초격차 기술의 삼성, SK, LG 등 대기업은 물론 특화 기술로 무장한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최신 트렌드와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혁신 기술 풍향계도 한국을 가리키고 있다.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1차 발표 기준 CES 혁신상 수상 기업(292개) 중 한국은 129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최고혁신상도 한국이 7개로 최대고, 일본(4개), 미국(3개)이 뒤를 잇는다.

중국의 거센 추격은 경계할 대목이다.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 전시장 주변에 자리를 잡고 중국 업체 중 최대 규모로 부스를 꾸린다. 이들 기업이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홈, AI홈 등은 우리 기업들이 이미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노골적인 전시관 콘셉트, 제품 베끼기의 몰염치한 행태가 확대재생산될 공산이 크다.

CES를 누빌 대한민국 대표선수는 당연히 우리 기업들이다. 정부와 국회는 혁신 경쟁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한다. 혁신 생태계를 강화할 입법 과제가 수두룩하다.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제를 완화하는 반도체특별법,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투자를 유인할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활로도 열어야 한다. 혁신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클 수 있는 성장사다리 구축도 필요하다. 혁신 과정은 고되지만 열매는 달다. 규제 환경을 개선하면 그 열매를 얻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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