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에 나선 후보 중 한 명인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허 후보는 출마를 결심한 이유와 함께 현재의 투표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허 후보는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한국 축구는 위기 상황으로 고장 난 시계나 다름없다. 이를 고쳐 제 기능을 발휘하게 하려면 축구에 대해서는 그래도 많은 경험을 한 제가 이를 고치는데 밀알이 되고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 후보는 “공정하지 못하고 투명하지 못한 상식 밖의 협회 운영 방식을 고쳐야 한다. 부회장 시절 여러 쓴소리를 했지만, 현 회장은 무반응이었고, 실제 그가 독단적으로 실행한 일들로 지금의 위기가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정몽규 현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허 후보는 “정 회장은 아직 고치지 못하고,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마무리한다는 심정으로 4선 출마를 한다는 입장인데 지난 12년간은 무얼 했나”라며 “그 많은 시간을 지나오면서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는 축구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선거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축구협회 회장 선거 진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허 후보는 “선거가 온라인 방식 없이 오프라인으로만 이뤄져 8일에 예정대로 진행되면 동계 전지훈련에 참여하는 프로축구 지도자와 선수들이 선거에서 배제되는 방식”이라며 “또한, 규정보다 21명이 적은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등 선거 관리가 투명하게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려워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해 선거운영위원회에 온라인 투표를 할 수 있게끔 대책을 세워달라 요청했지만, 계속 시간을 끌며 검토 후 얘기해주겠다고 하다가 2일에야 불가하다고 통보해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대한축구체육회도 다 온라인 선거를 한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이러한 불투명한 선거 방식은 정몽규 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는 “선거운영위원회는 정 회장이 임명한 사람들이다. 8명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누구인지 아무한테도 밝히지 않고 있다. 선거인 명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선거 중도 하차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허 후보는 “저는 스포츠인이다. 아무리 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 할지라도 경기는 마무리해야 한다”며 “기각이 되든 인용이 되든 선거는 끝까지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